[경남도민일보 4월 지면평가위원회 회의]'어린이 놀 권리 보장'조례 기사, 정작 아이들의 목소리 빠져 있어
불평등·반려동물 등 기획 '추천'
비판 지속하며 대안 모색도 필요, 구어체·해설 기사, 가독성 높여

2일 열렸던 4월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 회의의 핵심어는 '밀착취재 요구'였다. '어린이 놀 권리 보장' 조례 기사에서는 정작 어린이들 목소리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3·8세계여성의날 폭로된 교사 성추행 관련 기사는 피해자를 통한 진상조사 과정보다 사건 본질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교육청의 개선책 마련에 중점을 두어야 했다며, 밀착취재를 주문했다.

◇김민규 위원 = 이미지 기자의 '오늘도 공존을 꿈꾸며'와 관련, 자유입주작가라는 이름으로 이들을 예술촌의 지원을 받는 작가와 달리 호명하는 것은 읽기 불편했다. 굳이 예술가들을 이렇게 분류해서 나누는 것이 좋은 방향은 아닌 것 같다. 인터뷰 기사에서는 창동예술촌의 젊은 작가들과 중견작가들이 동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담고 있는데 실제 그런 모습을 기사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K리그1 경남FC 기사에서 아쉬웠던 점은 풍부한 내용에 비하여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금요일이나 목요일에 프리뷰, 월요일에 리뷰 형식으로 정리해서 기사를 내보내되 시간, 장소, 상대팀과 우리팀 분석, 최근성적, 주목해야할 선수 또는 자체 수훈선수, 예상 혹은 출전 라인업 등을 표 형식으로 간략히 정리해서 보여주면 좋을 듯하다.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가 2일 오후 7시 경남도민일보 5층 회의실에서 2018년 4월 지면평가회의를 하고 있다. /이시우 기자

◇신성욱 위원 = 최환석 기자의 '식민지 위생시설 100년 후 휴식공간으로'와 관련, 요즘은 사우나 찜질방 숯가마들이 즐비하고, 집에서도 목욕과 샤워가 가능해지면서 사라져간다. 특히 목욕탕 굴뚝 철거는 돈이 엄청나게 많이 든다. 그래서 흉물이 되는데, 이를 승화시킨 사례도 소개하면 어떨까? 이일균 기자의 '지방정부의 완전한 자치입법권 보장하라'와 관련, 지방분권의 필요성이 이 시대의 사명이며 대세인 것은 틀림이 없으나, 직접민주주의의 확대가 더욱 더 필요해 보인다. 예를 들면 공직자비리수사처의 신설 문제로 정치권 공방이 있는데, 이보다는 지역 검사장 경찰서장 등 법 집행기관의 수장을 직선으로 선출하면 많은 문제들이 사라지지 않을까?

◇지승훈 위원 = 최환석 기자의 <까마귀책> 북리뷰 기사는 "지금이야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 불길한 새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만 가득하지만 예전엔 아니었어" 대목처럼 화법 자체를 귀엽게 바꾼 서술 방식이 좋았다. 딱딱한 문어체를 읽다가 이런 구어체 기사를 보니 단숨에 읽어 내려가게 되었다. 박종완 기자의 '자식같았던 동물, 장례 치러주고 싶은데'와 관련, 반려동물 산업은 2016년 기준 2조 원 규모를 돌파했다. 반려동물 가격은 부르는 사람 마음이다. 규제도, 세금도 도덕도 없다. 근친교배가 난무하고, 잡종은 버려진다. 관련해 유럽 등 선진 사례를 비교하는 기획을 추천한다. '경남도민 건강불평등 커졌다'와 관련, 정보부족과 선택가격이 존재하지 않는 상대적인 분야(법, 의료, 교육 등) 전문가들의 영역이 우리에게 어떤 무기력함을 주는지 지속적인 고민을 해보면 좋겠다.

◇서혜정 위원 = 이혜영 기자의 '돌멩이 하나로도 어울려 재밌게 놀 수 있어요'와 관련, 아이들의 놀 권리 보장을 위한 조례의 취지에 맞게 하려면 아이들에게 원하는 놀이를 들어보고 그것을 위한 방안을 어른들이 찾았으면 했는데, 그런 내용이 빠져서 아쉽다. 김희곤 기자의 '미투 운동에 펜스룰 현상, 자칫 오해 받을라'는 제목을 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으로 오독할 수 있다. 통계 인용에서도 수치는 적으나 답변"도"라는 조사로 인해 반대의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펜스룰이 차별이라는 주제가 부각되려면 제목을 좀 더 달리 선정했으면 좋았을 듯하다. 박종완·이혜영 기자의 '교사 성추행 폭로'와 관련, 기사는 학생의 의사를 존중하려는 교육청과 피해자 보호 원칙을 고수하는 주최 측을 한꺼번에 비난하고 있다. 더욱이 학생 보호하는 주최 측 때문에 진상조사가 제자리라고 소제목도 달았다. 하지만, 고발자들이 신상 털기나 내용의 진위를 따지는 일로 또 다른 피해를 입고 있다. 피해자를 통한 진상조사 과정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사건 본질을 인식하고 교육청의 개선책 마련 과정에 두었으면 하는 진한 아쉬움이 든다.

◇이성희 위원 = 이시우 기자의 '주52시간 근무'와 관련, 이번에 개정된 근로기준법 중 근로시간과 관련한 것은 잘못된 행정해석을 바로잡은 것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기사는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인해 사업주가 일방적으로 손해를 본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싣고 있다. 이보다는 원-하청의 불공평한 관계를 해소하고 경제정의를 실현하는 대안을 제시하는 내용도 함께 다뤘으면 싶었다. 박종완 기자의 '수생태계 보전 중심 물관리 일원화 시급' 기사는 나에게 너무 어려운 기사였다. 특히 환경기사는 가독성을 높일 수 있게 쉬운 해설기사로 썼으면 한다. 이서후 기자의 '느낌여행-마산박물관 문신미술관 가는 길'은 바쁜 일상에서 지친 하루를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우귀화 기자의 '길 위에 선 STX조선 노동자' 등 경남도민일보가 다루는 중형조선소 관련 기사들은 노동자들이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이유를 비교적 상세하고 현장감 있게 전달하고 있다.

◇권영지 위원 = 정봉화 기자의 '저성장의 그늘, 경제공약에 쏠린 눈'은 적폐청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조금 아쉬웠다. 우리 도민이 적폐청산보다도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추게 된 배경과 지금의 경제적 현실을 포함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임채민 기자의 'SM타운 폐기물처리 의심'과 관련, 창원시는 지역 살림을 어떻게 꾸리고 있는지 시민들에게 낱낱이 밝힐 의무가 있다. 경남도민일보가 창원시에 책임과 진실을 지속적으로 추궁했으면 좋겠다. 김희곤 기자의 '3·15의거, 미래세대 공감콘텐츠 절실'과 관련, 경남도민일보가 지역언론으로서 마산의 대표적인 민주화 역사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촉구하고 홍보하는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 특히 3·15기념사업회가 비판과 저항정신의 주체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비판해주었으면 좋겠다.

◇이형준 위원 = 지면평가위원회 전용 게시판을 확인했다. 가동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시간이 멈추어져 있는 것인지 아쉬웠다. 허동정 기자의 '선박억류 2주째 뱃길 끊긴 통영 용호도'와 관련, "한산누리호는 차량과 승객을 싣는 166t급 차도선으로 8개 섬 464가구가 이용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선박운항도를 보면 6개 섬 8개 항으로 나온다. 다른 신문에는 전체 주민이 601명으로 나오던데, 정확한 내용을 실었으면 한다.

◇황현녀 위원 = 김종현·민병욱 기자의 '진주장애인종합복지관장 행사장서 보육교사 성추행'과 관련, 진상조사를 철저히 해서 처벌이 내려져야 할 것이며 지속적으로 언론의 보도도 이어져야 한다. 박종완·이혜영 기자의 '교사 성추행 폭로' 기사를 읽으면서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300여 명이 모인 공개적인 자리에서 폭로를 했다면 분명 그 학생은 교육현장에서의 성폭력을 개선하고자 하는 뜻이 깊었을 텐데 이런 식으로밖에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각자의 입장만을 주장하며 정녕 그 학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잊고 지나치고 있는 건 아닌지, 기사내용이 좀 아쉬웠다.

◇송정훈 위원 = 우보라 기자의 '어서 와 이런 수제맥주는 처음이지'와 관련, 수제 맥주의 세계가 이렇게 다양하다는 사실이 놀랍다. 기자가 맥덕이 아니라면 이런 기사 쉽지 않겠다. 신문에 이렇게 취향 저격인 기사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강해중 기자의 '경남 1호 택시 협동조합 출범'과 관련, 다른 곳에서는 협동조합의 관리직을 이사장 일가가 해서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이사장 이하 조합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해서 택시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으면 한다. 몇 달 주기로 취재를 해서 협동조합 택시기사들의 실제 상황과 반응도 살폈으면 좋겠다.

◇성춘석 위원 = 정성인 기자의 '공수 탄탄 경남FC, 전남과 첫 원정'은 축구경기를 즐길줄 아는 팬들에게는 좋은 기사였다. 경기외적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팀들의 피로감과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차출 선수가 없어 상대팀에 비해 전력 누수가 없다는 점과 원정 상대팀 전남의 팀 전력 분석 등. 팀 내적으로 새로 들어온 선수들을 감독의 말을 빌려 감독의 고민과 선수들의 특징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미지 기자의 '별난 갤러리 전시 조건 남해에서 살아볼 것'과 관련, 내가 이렇게 하니까 와서 봐달라해서는 안될 것 같고, 문화산업이라는 영역에 들어가야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남해가 관광지니까 관광산업과 연계한 프로젝트 등 대안도 함께 모색해보는 기사였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참석 위원 = 김민규·변기수·서혜정·성춘석·송정훈·신성욱·이형준·지승훈·황현녀 위원

◇보고서 제출 위원 = 권영지·김민규·서혜정·성춘석·송정훈·신성욱·이성희·이형준·지승훈·황현녀 위원

◇참관 = 이시우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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