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지 못하는 고향, 그러나 돌아가야 할 고향'! 이 명제는 그리스 신화 속의 영웅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원정에 성공하고 개선 도중 해상의 모험을 거쳐 10년 뒤 돌아온 천신만고 끝의 귀향과 골패의 아삼륙처럼 어울립니다. 고국을 떠난 지 49년 만에야 유골 이장으로 고향 통영의 품에 안긴, 혼이 돼 귀향한 윤이상의 경우도 글머리 명제와 딱 어울려 애감(哀感)마저 착잡합니다.

변장 귀향한 오디세우스를 유일하게 알고 꼬리를 친 늙은 개가 '상처 입은 용'의 환영(幻影)으로 나타난 윤이상을 알아보고 꼬리를 치며 반가워 짖는 소리를 애써 듣는 환상에 빠져 봤습니다. 그러나 그 환청은 이내 어떤 몽니 '이데올로기 멍멍멍'에 지워지고 말았습니다. '일견폐형(一犬吠形)이면 백견폐성(百犬吠聲)'이란 말이 있습니다. '개 한 마리가 뭘 보고 짖으면, 다른 뭇 개들이 덩달아 짖어댄다'! 몹쓸 모함도 그렇게 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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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환영 '푸른 리본'들

고인이 그리던 통영 바다

푸른 파도 되어 출렁이면

멸치 어요(漁謠)로 넘실대면

묘석(墓石) 글

'處染常淨' 그 연꽃도

길이 맑고 향기로울지니.

※이 기사는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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