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이해관계로 출발부터 우여곡절
'장밋빛 전망' 넘어 실제 '복덩이' 되길

나는 창원시 마산종합운동장 내에 정기권을 끊고 주차한다. 거의 매일 이곳을 왔다 갔다 한다. 이곳은 새 마산야구장 건립으로 어수선하다. 정문도 폐쇄되어 동문 쪽으로 돌아가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그럼에도 설레는 마음은 있다. 하루하루 다른 모습을 드러내는 새 마산야구장 보는 재미다.

새 마산야구장은 내년 2월 완공 예정이다. 마침내 ‘NC다이노스 새 마산야구장 시대’가 열린다. 지역 야구팬들 입장에서는 의미를 부여할 만도 하다. 과거 수십 년 간 부산 연고 팀인 롯데자이언츠 더부살이 팬이어야 했다. 롯데가 선심 쓰듯 연간 겨우 몇 경기를 마산에 배분한 것에 그저 고마워해야 했다.

그러다 프로야구 출범 30년 만인 지난 2012년 진짜 지역연고팀 NC다이노스를 품게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허전함은 있었다. 야구장 문제 때문이다.

새 마산야구장은 애초 2015년 시즌부터 NC다이노스 홈구장으로 사용될 계획이었다. 창원시는 지난 2011년 프로야구단 유치 신청 당시 ‘2015년까지 2만 5000석 이상의 새 야구장 건립’을 조건으로 KBO 승인을 얻었다.

하지만 출발도 하기 전 삐걱거렸다. 정치적 이해관계 탓이었다. ‘통합청사’ ‘상징물’과 엮인 창원·마산·진해 배분 문제가 얽히고설켰다. 시의회는 지역별로 이 문제를 놓고 으르렁거렸다.

과거 창원시 출입 당시 묵혔던 기억 하나를 꺼내보면, 시는 애초부터 2015년 완공은 어렵다고 본 듯하다. 당시 박완수 창원시장은 기자들과의 점심 자리에서 비보도를 전제로 “2015년 완공 약속을 꼭 지킬 필요는 없다. 그것은 상황에 따라 KBO·NC구단 이해를 구하면 된다”고 했다. 당시 이러한 발언이 보도되었다면, 지역 야구팬들이 들고일어났을 법도 하다. 하지만 지역 이해관계에 따른 복잡하고 답답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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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우여곡절을 뒤로하고, 지역 팬들은 새 마산야구장에서 즐길 날을 앞두게 됐다. 새 마산야구장은 단지 스포츠적인 부분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다. 당연히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에도 시선 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행정이 내놓는 관련 전망자료들은 신뢰감을 주지 못한다. 창원시는 과거 ‘NC구단이 2014년 1군 리그에 참여하면 직간접 경제적 효과는 연간 1조 1256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했다. 조금만 들여다봐도 ‘장밋빛 전망’임을 알 수 있다. 시는 홈 평균 관중을 무려 2만 6000명으로 잡았는데, NC 지난해 평균 관중은 7377명이었다. 또한 ‘음식점·유흥업소 등의 TV 관전 효과’로 5600억 원을 잡았더랬다. 매 경기 평균 20만 명이 음식점·유흥업소에서 TV 관전을 한다는 전제인데, 현실을 너무 벗어난 기대치로 보인다. 얼마 전 만난 한국은행 경남본부 관계자들은 이에 대한 조사 필요성에 공감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힘들게 태동한 새 마산야구장이 여러 방면에서 ‘복덩이’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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