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1일부터 적용된 시행령, 학생 건강권 고려하면 바람직
학교 '휴지 비치'도 검토하길

2018년 1월 1일부터 화장실에서 휴지통이 사라졌다. 그동안 공중화장실 휴지통에 버려진 휴지들은 악취와 세균을 유발하였을 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항상 화장실 이용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 일쑤였다.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들이 화장실 휴지통을 보고 한결같이 놀랐다는 얘기는 재미있는 뉴스가 될 정도였다.

행정안전부는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2018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고 밝혔다. 전국 화장실이 대대적인 공사를 한 것도 아니고 변기가 바뀐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사용하는 화장지가 모두 바뀐 것도 아니다. 시행령 한 줄 바뀌면 될 것을 왜 우리는 그동안 불결하고 악취와 세균에 노출된 채 비위생적인 화장실을 사용했는지 한편으로는 허탈하기도 하다.

그런데 '휴지통 없는 화장실' 정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변기에 휴지를 마구 버릴 경우 변기가 막힐 수도 있고 바뀐 정책을 몰라 휴지를 바닥에 버리는 경우가 있어 더 더러워질 수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화장실용 휴지를 출시하기 전에는 국가기술표준원의 물 풀림성 기준 시험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휴지로 인해 변기가 막힐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부득이하게 생기는 다른 쓰레기를 버려야 할 경우에는 화장실 밖의 쓰레기통에 버리면 된다. 또, 여자화장실에는 여성위생용품을 수거하는 전용수거함이 있다고 하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혼자만 사용하는 공간이 아닌 만큼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이용 방법을 잘 지킨다면 더욱 쾌적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학교의 경우 휴지통 없는 화장실은 더욱 환영할 만하다. 무엇보다 그동안 비위생적이고 세균에 노출되어 있던 화장실 환경이 단번에 해결되게 되었으니 학생들에겐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학생들 또한 화장실 휴지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이물질로 변기가 막히지 않도록 함께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학교에서도 이번 기회에 그동안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한 화장실 휴지 비치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예산을 편성해 규정된 휴지를 상시적으로 비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여학교의 위생용품수거함등도 제대로 설치해야 할 것이다. 휴지통 없는 화장실의 긍정적인 효과를 학교에서 제일 빨리 누렸으면 한다. 학생들이 생활하는 학교에서 제일 우선해야 할 것은 바로 학생들의 건강이기 때문이다.

/청소년 기자 한경연(삼현여고2)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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