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운 감정을 끊어버리는 법
부정적 생각과 감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새로운 걸 경험하는 훈련, 문제 해결·집중 능력 향상
명상으로도 호흡 안정화...자신만의 시각 함몰 '경계'

책에 등장하는 시우는 7살 때 엄마에게 버림받고, 어른이 되어 10년을 사귄 소연에게조차 버림받는다. 그는 '세상은 버려지는 곳이야'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 그 결과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게 된다.

그는 거리에서 이별 노래를 들을 때마다, 행복한 연인들의 모습을 마주칠 때마다, 주변 사람들의 결혼 소식을 들을 때마다 엄마와 소연에게 버려졌을 때의 감각, 감정, 생각이 모두 다시 살아난다. 시우가 단지 빠르게 걸어서 호흡이 가빠지는 것만으로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게 된다.

작가는 이처럼 우리의 감각, 감정, 생각(세계관)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어떤 사건으로 인한 부정적 감정이 부정적 생각을 만들고, 그 생각은 호흡을 불규칙적으로 만든다. 또 그 호흡은 감정을 또 흐트러뜨린다. 이렇게 끝없이 부정적 흐름이 반복된다.

작가는 이것이 우리가 통제할 수 없이 괴로운 감정과 생각에 휩쓸리는 이유라고 한다. 우리는 어떻게 이 무서운 패턴을 끊을 수 있을까?

김도인 지음

작가가 제안한 '예스 프로젝트'는 누군가가 어떤 제안을 했을 때 항상 '예스'라고 대답하는 것을 말한다. 영화 〈예스맨〉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 영화에서 주인공(짐 캐리)은 '노'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매사 부정적인 남자이다. 하지만 인생역전프로그램에 가입하고, 그 단체의 규칙에 따라 모든 일에 '예스'라고 대답하면서 인생이 180도 바뀌게 된다. (이 영화의 결론과는 별개로) 작가는 이렇게 적극적으로 자신을 새로운 경험에 노출하기를 권유한다. 그래야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던 감정과 생각도 변화한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는 훈련은 문제 상황에 대한 해결능력을 향상해준다고 한다.

작가는 자신의 상황을 '입체적'으로 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의 감정, 생각, 감각이 바뀌리라는 것을 아는 것만이 우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은 시우가 우울하지만, 친구와 여행 약속을 잡거나 소개팅 약속을 잡는다면 기분이 더 나아지리란 것을 알아야 한다.

심리학자 '윌리엄 글래서'는 우리의 감정이나 생각은 원래 잘 바뀌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리가 행복해져야겠다고 결심한다고 해서 행복해지지 않는다. 불안을 멈춰야겠다고 다짐한다고 해서 불안이 없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행동'밖에 없다. 행동의 시작은 누군가의 제안에 '예스'라고 대답하는 것이다.

작가는 또한 명상을 추천한다. 명상은 우선 호흡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준다. 그래서 부정적 감정과 생각, 호흡에 이르는 연결고리를 끊어준다. 그리고 집중력을 높여준다. 그래서 자신이 원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명상의 방법은 간단하다. 반가부좌 자세로 앉아 허리를 펴고 깊게 호흡을 한다. 공기가 폐에 들어가고 나가는 것을 느끼고 관찰해본다. 명상을 하면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느끼고, 삶의 작은 감각들도 크게 각인이 된다고 한다.

작가는 죽음 명상도 한다고 한다. 그때는 '지금이 마지막 순간이라면 나는 무슨 행동을 할까?'를 떠올린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이루려는 것 중에서 버릴 수 있는 것을 하나씩 버린다고 한다.

나도 작가처럼 명상과 죽음이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죽음을 생각하지 않으면 잘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나도,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이런 마음으로 미래의 관심을 다 끊어야 한다. 그래야 현재를 더 잘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런 경지에 이르면 주변이 친구들이 다시 보이게 될 것이고, 가족들이 특별하게 보이게 될 것이다. 시시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모든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작가는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외적 자원과 내적 자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외적 자원은 돈이나 건강, 성공과 같은 외부 상황에 대한 것이다. 물론 내가 애인이 생기거나 돈을 많이 벌게 되면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우리가 계속 살아나가려면 자신의 경험과 인생을 이해할 수 있는 내적 자원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 내적 자원은 사색, 영화, 독서, 사회문제에 대한 고민, 여행 등이라고 했다. 어떻게 이런 것들이 자원이 될 수 있을까?

작가는 자신만의 시각에 함몰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내가 가장 힘들었을 때도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가 책이나 영화, 인문학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 세상이 넓고 다양한 삶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면 나의 고통도 별것 아니며, 부정적 상황도 바뀔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하게 된다. 행복을 위해 더 많은 경험을 해야겠다.

232쪽. 웨일북, 1만4000원.

/시민기자 황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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