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생존권 지켜달라" 호소…STX조선은 노사 교섭 평행선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금속노동조합 STX조선지회는 사측과 교섭을 하고 있다. 오는 9일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한 노사확약서 제출을 앞두고 사측이 구조조정안에 대한 협의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사측은 지난달 19일 생산직 노동자 75% 구조조정을 노조 측에 자구계획안으로 제시한 상태다.

노조는 이에 반발하며 지난달 26일부터 전면 파업, 27일부터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면담, 집권 여당 차원의 대책위, 사측 자구계획안 철회 등을 요구하며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사무실을 점거하고, 당사 입구에서 노숙농성도 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 2일에 이어 3일 교섭에서 입장 차만 재확인했다. 사측은 정부가 요구한 고강도 구조조정에 따르려면 생산직 노동자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노조는 인적 구조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3일 통영시 성동조선해양에서 창원지법 파산1부 법관이 조선소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STX조선 사측은 "노조는 구조조정 없는 자구계획안을 찾자고 하지만, 회사는 아웃소싱을 통해 고정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견해다. 그렇게 하면 고용은 보장된다. 회사는 정부가 정한 틀 내에서 운신의 폭이 없다. 9일까지 노사 확약서를 제출하려면, 계속해서 논의를 해서 5일까지는 자구안을 정해야 노조원 투표를 거쳐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STX조선지회 측도 "고용 담보가 협의의 전제 조건이다. 고용만 담보되면, 무급휴직을 확대하는 등의 여러 방법으로 고정비를 줄일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협의할 수 있다. 입장 차가 커서 협의에 진척이 없다"며 교섭 상황을 설명했다.

창원지방법원은 법정관리 신청을 한 성동조선을 찾아 현장검증을 했다. 창원지법 파산1부 부장판사, 주심판사, 사무관, 실무관 등은 3일 통영조선소 가동과 시설 현황 등을 살펴보고, 대표자 심문, 노조 면담 등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회생관리위원회, 채권자협의회 의견 조회를 거쳐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금속노조 성동조선해양지회는 재판부에 공정한 결정을 요청했다. 강기성 성동조선해양지회장은 "법원이 청산가치가 높다는 실사보고서가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면밀하게 살펴봐 주길 바란다. 노동자의 일방적인 고통분담은 최소화해야 한다. 다른 양보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양보해 나가겠다. 노동자 생존권 자체를 무너트리는 일은 자제돼야 한다. 또, 회생을 개시하게 되면 관리인 선임 시 중립적인 입장을 가진 조선 쪽 전문가가 선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동조선해양지회는 지난달 20일부터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 광화문광장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7일부터 수출입은행 앞에서 해온 천막 농성도 계속하고 있다.

조선소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연대 집회도 잡혀 있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4일 서울에서 '조선 산업 구조조정 분쇄, 조선노동자 생존권 쟁취' 결의대회를 연다. 노동자생존권보장 조선소살리기 경남대책위원회는 5일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STX조선살리기 창원시민대회, 11일 통영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성동조선 살리기 통영시민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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