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문재인에 0.5%p차 신승…20% 안철수·유승민 지지층 어디로?

전국적으로는 문재인 현 대통령의 낙승으로 끝났지만 경남에서는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후보가 신승을 거뒀던 지난해 5월 대선 결과가 새삼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경수(더불어민주당·김해 을) 의원과 김태호(한국당) 전 경남도지사의 재대결이 유력한 6월 경남지사 선거를 놓고 양측이 각각 불안과 확신의 근거로 집중 거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2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경남은 대선 때 문 후보(36.7%)가 홍 후보(37.2%)에 0.5%p 질 정도로 민주당이 안심하기 어려운 지역"이라며 "지금부터 열심히 해야 51 대 49 구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는 반대로 "경남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 최악의 상황에서도 내가 0.5%p 이긴 지역"이라며 "김경수가 나오든 안 나오든 우리가 승리한다"고 자신만만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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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수, 김태호.

당시 경남은 대구·경북과 함께 홍 대표가 이긴 전국 17개 시도 세 지역 중 한 곳이었다. 또 다른 보수 텃밭인 부산과 울산은 문 후보에게 완패를 면치 못했으나 경남은 사정이 달랐던 것이다.

홍 대표 말대로 보수 정권이 처참하게 무너진 상태였고, 후보로서 홍 대표 또한 막말·자질 논란이 끊이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꽤 놀랄 만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간과되는 중대한 지점이 있다.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존재가 그것이다. 이들이 경남에서 획득한 표는 적지 않았다. 안 후보가 13.3%, 유 후보가 6.7%를 얻어 합산이 20%에 달했다.

말하자면 문 후보도 싫고 홍 후보도 마땅치 않은 주로 중도·보수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 경남지사 선거 역시 이들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마침 국민의당·바른정당 두 당은 부분적 통합을 이뤄 바른미래당으로 재탄생했고, 합당 반대세력은 민주평화당으로 분가한 상태다. 경남에서 평화당 존재감은 극히 미미한 가운데, 바른미래당도 경남지사 후보 물색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군가 내세우더라도 큰 변수가 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즉, 이대로라면 지난 대선 때 20%나 차지했던 도내 중도·보수층이 사실상 '무주공산'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표심은 김경수-김태호 두 주자 중 누구에게 더 많이 갈 가능성이 높을까. 참조할 만한 조사가 있다.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해 5월 1~2일 진행한 문재인-홍준표 가상 양자대결 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가 그것이다.

이 조사에서 안철수 지지층은 39.2%(문) 대 27.3%(홍)로 비교적 팽팽하게 갈린 반면, 유승민 지지층은 49.0%(문) 대 15.0%(홍) 압도적 격차로 문 후보 손을 든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문재인-홍준표 구도와 김경수-김태호 구도가 똑같을 수 없고, 대선 때와 한국당 지지율, 선거 쟁점·이슈가 많은 게 다르지만 어쨌든 여론조사 수치로는 김경수 의원 쪽으로 쏠릴 개연성이 큰 셈이다.

민홍철(국회의원·김해 갑) 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은 "쉽지 않은 싸움이겠지만 김태호 전 지사가 흘러간 물이라면 김경수 의원은 새로운 물 아니겠느냐"며 "나 역시 지난 대선 결과가 어떻게 그렇게 나왔는지 궁금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본다. 2~3%p 정도 신승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김태호 전 지사는 경남도의원, 거창군수, 경남지사, 김해시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전승한 선거 귀재"라며 "김경수 의원을 제압할 사람은 김태호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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