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간 67% 감원…"일방적 구조조정 멈춰야"
자구안 제출시한 앞두고 노사 견해차 '여전'

STX조선해양이 생존을 위해 내놓은 인력 구조조정안에 대해 노조는 "왜 노동자만 희생을 당해야 하느냐"고 항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채권단 자율협약 이후 지속적으로 대규모 인력 감축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노조는 감원이 아닌 임금 삭감 등 다른 방안이라면 희생을 감수하겠다는 뜻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정부의 고강도 구조조정 요구를 따르려면, 생산직의 75% 감원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노사확약서 제출 기한 9일이 다가오지만 STX조선 해법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다.

◇"6년간 이어진 구조조정 감수해왔다" = 고민철 금속노조 STX조선지회장은 "회사가 2013년 자율협약을 신청하기 직전부터 노동자는 임금을 삭감하고, 구조조정 등을 통해 고통분담을 해왔다"고 말했다.

특히 인적 구조조정은 올해에 앞서 2013년 자율협약 신청 당시부터 4차례나 이미 단행됐다. 전체 임직원이 2013년 3600여 명에서 올해 4월 2일 현재 1200여 명 수준으로 67%(2400여 명) 줄었다. 생산직은 1100여 명이었지만, 2일 현재 600여 명으로 급감했다. 사무기술직도 2400여 명에서 620여 명으로 줄었고, 협력사 직원도 4400여 명에서 1100명으로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국금속노동조합 STX조선지회와 노동자생존권보장조선산업살리기경남대책위가 2일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사 앞 노숙 천막 농성장에서 '인위적 구조조정 하지 않는 노사자율협약을 시작하라'라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노조 측은 2013년과 비교하면 실질 임금이 50% 이상 삭감됐다고 밝혔다.

STX조선 노사는 2016년부터 상여금을 800%에서 600%로 줄였고, 고통 분담을 위해 복지 관련 지급도 잠정 중단했다. 2016년 임단협부터 하계 휴가비, 배우자 건강검진, 미취학 자녀 및 영유아 자녀 보조금, 의료비 보조금, 체육행사비, 긴급 가계자금(대출), 장애자녀 보조금, 경로보조금 등이 끊겼다. 생산직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유급휴직 6개월, 무급휴직 1개월을 돌아가며 하고 있다. 상여금도 휴직 때문에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정부·여당 향한 점거·노숙농성 = STX조선지회는 지난달 27일부터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사무실을 점거하고, 당사 입구에서 노숙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STX조선지회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면담 △집권 여당 차원의 대책위 요구 △사측 자구계획안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조율된 것은 없다.

2일 노동자생존권보장 조선소살리기 경남대책위원회와 STX조선지회는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적 구조조정 없는 노사 자율교섭으로 9일 노사 확약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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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고용이 담보되지 않는 비정규직으로 노동자를 내모는 상황을 바라보면 '조선산업은 사양 산업이 아니다', '사람이 먼저다'라고 외쳤던 정부 외침은 공허하다"며 "자칭 촛불 시민혁명으로 만들어진 지금 정부는 지난 1년간 희망고문만 하더니 회생 방안이 아니라 일방적인 처리방안을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또 "STX조선을 둘러싼 주변 모든 관련기관은 해도 해도 너무한다. STX조선지회는 인적 구조조정이 아니라면 무급 휴업은 물론 어떠한 부분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협의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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