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 박미영 작가가 창원 아츠풀 삼진미술관에서 '3·15의거 58주년 기념 박미영 초대전'을 시작했다.

지난해 말 제35대 한국미술협회 마산지부(마산미술협회)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3년 만에 여는 개인전이다.

"작업이 많이 고팠어요."

삼진미술관 2층 복도와 6·7전시실에 내걸린 작품 40여 점은 작가가 마산미술협회를 이끌면서 틈틈이 그렸던 그림들이다. 그래서 대부분 신작이다. '힘의 근원-산'으로 압축되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스스로 왜 산을 그리고 갈망하는지 다시 묻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작업도 조금씩 변화했다. 6전시실에서 볼 수 있는 소나무와 벚나무, 여러 풍경은 봄을 말한다. 색을 강조한 한국화다. 7전시실에 들어서면 색이 빠진다. 구조도 단순화됐다. 산맥과 골에 집중해 조형성을 완성했다.

"힘의 근원이라고 말하는 산은 연작으로 꾸준히 작업하는 주제예요. 왜 산을 그릴까, 놓지 않을까 늘 묻습니다. 돌아오는 답은 산에서 에너지를 느껴요. 위안도 받습니다. 산에 대한 경외감도 크고요."

한국화를 오랫동안 그린 작가는 산의 에너지를 먹의 농담과 담백함으로 표현하며 나무와 숲이 지닌 여러 이야기를 전달한다.

박미영 작 '힘의 근원-산(함성)2018' /이미지 기자

그렇다고 흑백만 있는 게 아니다. 청·적·황을 적절히 사용해 자칫 심심할 수 있는 그림에 재미를 더한다. 특히 100호짜리 작품 '힘의 근원-산(함성)'은 초록빛 풀이 우리처럼 비춰 삼진미술관이 내건 3·15의거 58주년 기념과도 잘 맞다.

"오방색인 셈이죠. 청색, 적색, 황색을 쓰고 나머지는 먹과 여백으로 흑과 백을 만드니까요."

작가는 계속해서 산을 그릴 것이다. 산을 드러내는 이미지는 또 변할 것이다. 하지만 저녁 '석', 호수 '호' 자를 쓰는 작가의 아호처럼 생명이 탄생하는 힘의 근원인 자연에 집중해 묵직한 무게감을 전달할 것이다.

"올해부터 다시 시작해야죠. 5월 창원 창동예술촌 리아갤러리, 하반기에 대구박물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엽니다. 여러 기획전에 참여해 많이 고팠던 작업을 배부르게 해낼 겁니다."

삼진미술관 전시는 4월 30일까지. 문의 010-2585-8852.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