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개' 발언의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는데도 불구하고 경찰의 비난 수위는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전직 선배 경찰관이나 유관 단체들까지 가세함으로써 여론은 나빠져 가는 추세다. 이유는 간단하다. 첫째 진정성이 결여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전체 경찰이 아닌 지역의 일부 경찰을 지칭한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그것 자체도 진심으로 사과하는 자세와는 거리감이 있거니와 미친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처음의 거친 논평에 비추어 정말 성의를 다해 사과한 것이라고 믿게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되레 기분을 상하게 하고 반발심을 부추긴 꼴이 되고만 결과를 낳지나 않았는지 뒤돌아보게 한다. 아니함만 못하다는 말이 나올만하다.

둘째는 형식 면의 부적절성이다.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려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며 폭탄성 비난을 퍼부은 곳은 국회다 그곳은 알다시피 최고로 열린 공간이다. 비난할 때는 공개된 장소를 택해 하고 사과할 때는 SNS를 이용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런 차별적 장소 선택이 합당한가 하는 비판이 여론을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데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잘못된 발언임을 인정하는 것은 특히 정치인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굴욕임은 부정할 수 없으나 최소한 표면적으로는 선후 인과관계가 선명해야 진정성 논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물론 그 요건을 전적으로 갖추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페이스북에 얼굴을 감춰 단어 몇 개로 대신하는 사과를 곧이곧대로 믿어줄 것이라고 여겼다면 그게 더 이상하다.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경찰의 명예에 치유하기 어려운 치명상을 입혔다고 진정으로 시인한다면 사과하는 방법 또한 신속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그로써 마음을 다했다고 믿어줄 만한 필요 충분한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페이스북 사과가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하는 경찰의 항변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그래서 반발이 진정되지 않는 것이라고 성찰할 필요가 있다. 이왕 할 바에는 확실하게 하는 편이 빨리 국면을 되돌리는 상책이다. 추락한 경찰의 신뢰성 회복이 급선무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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