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365일을 분류하는 기준이 여럿 있다. 비오는 날과 비오지 않는 날을 구분하는 게 중요한 사람들이 있고, 휴일이냐 평일이냐가 생계에 미치는 영향이 큰 분들도 있을 터이고, 더운 날인지 추운 날인지, 운수 좋은 날인지 재수 옴 붙은 날인지도 제각각의 사람들이 하루하루에 부여하는 중요한 의미 중 하나다.

언제부터인가 나에게는 '야구 하는 날'과 '야구 하지 않는 날'이 일상을 분류하는 기준이 돼 버렸다. 급기야 내가 사는 이곳 창원이라는 도시는 NC다이노스 창단 '전'과 NC다이노스 창단 '후'로 상전벽해와도 같은 변화가 일어났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던지고, 치고, 달리는 단순한(?) 공놀이에 기뻐하고, 분노하고, 상심하고, 희망을 품는 야구팬들은 오늘도 오후 6시 30분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NC다이노스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으나 지금까지는 성공적으로 창원에 안착하는 분위기다.

언젠가,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창원시에 지원하기로 돼 있던 신축 야구장 건립비 200억 원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을 때 누군가는 "홍준표는 NC 팬들이 응징할 것"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홍 전 지사가 대선 출마를 위해 도지사직을 중도사퇴하면서 그 결과를 지켜보지 못한 게 아쉽다.

최근 지방선거를 앞두고 NC다이노스에 관한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게 다이노스의 모기업인 NC소프트 본사를 창원에 유치한다는 것이다. 허황된 공약이고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야구팬의 맹목적인 예단일 수도 있고, 몇 해 동안 정치권 언저리를 기웃거려본 촉일 수도 있는데, 다이노스 모기업은 본사 창원 이전을 장기계획으로라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때가 된 듯하다.

정치가 못한 마창진의 진정한 통합을 야구가 실현시킬 수도 있는 일이다. 야구는 그래야 된다고 본다. 질곡의 현대사를 거친 '광주'를 '타이거즈'가 어루만졌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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