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장 후보 조진래 낙점에 국회의원 보류 요구
안상수 시장 "무소속 불사"…폭로 예고 등 뒤숭숭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 창원시장 후보로 조진래 전 경남개발공사 사장을 전략공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 정치권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안상수 시장은 즉각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고 밝혔고, 강기윤 전 의원은 "정치생명을 걸고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안 시장과 강 전 의원 지지자 수백 명은 중앙당을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 이들 사이에서는 "홍준표와 전면전을 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여기에 더해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안상수 VS 홍준표'라는 오래된 악연이 재발함으로써 이 싸움의 추이도 주목된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28일 오후 창원시장 후보를 조진래 전 사장으로 결정하고 이를 최고위원회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홍문표 공관위원장이 지난 27일 창원에서 진행한 창원시장 후보자 면접 때 "4월 10일 전후에 공천 후보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전격적인 결정이 이루어진 셈이다.

자연스럽게 홍 대표가 자신의 측근인 조 전 사장을 낙점한 상황에서 요식행위 면접을 했다는 반발이 상대후보로부터 끓어오르고 있다. 조 전 사장은 홍 대표와 대구 영남고 동문이면서 경남도 정무부지사 등을 역임했다.

안 시장은 "지역 연고도 없고, 지지도 꼴찌 수준인 자에게 공천이 이루어진다면 승복할 수 없다"며 "경선을 배제하고 시민과 책임당원 뜻에 어긋나는 공천이 발표된다면 5000여 책임당원과 한국당을 잠시 떠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하고 다시 한국당에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강 전 의원은 이날 경남도당을 항의방문해 "홍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본부장이냐고들 항변하고 있다"며 "사천(私薦), 낙하산, 밀실 공천의 전형이고, 제 정치 인생을 걸고 특단의 결정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양 인터폴 부총재는 "과연 (조진래 후보가) 확장력과 경쟁력이 있는 후보인지 의문이다. 납득할 만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이래서야 보수 가치를 세우기 위해 힘을 합칠 수 있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김충관 전 창원 제2부시장은 최고위원회 결정을 지켜보겠다면서도 "명분이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최형두 전 청와대 비서관과 윤대규 전 경남대 부총장은 최고위원회 최종 결정을 보고 향후 견해를 밝힐 계획이다.

창원지역 한국당 이주영·김성찬·박완수 의원도 홍 대표에게 반기를 들었다. 이들은 "공관위가 지역여론과 국회의원 의견을 무시한 채 면접이 끝나자마자 후보를 발표한 것은 참으로 안타깝고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최종 결정을 보류하라고 홍 대표에게 요구했다.

하지만 이에 앞서 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천에 반발이 없다면 그것은 죽은 정당이다. 공천 잡음은 그야말로 잡음으로 끝난다"며 '조진래 공천' 강행 의사를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안 시장을 지지하는 '창원지역 책임당원 비상대책위원회'는 경선 공천을 요구하면서도 "홍 대표는 당직에서 물러나고 당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지방선거를 준비하라"고 밝히며 사실상 홍 대표와 전면전을 선언했다.

또, 홍 대표가 두 번의 경남도지사 선거를 치를 때 조직총괄 본부장직을 맡았던 류철환 씨가 "홍 대표의 천인공노할 행태를 고발하겠다"며 29일 기자회견을 예고하는 등 지역 한국당 분위기는 뒤숭숭함 그 자체다.

창원시장 후보 공천자로 유력한 조 전 사장과는 이날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조 전 사장은 후보자 면접이 있기 하루 전인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아닌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항상 선당후사와 멸사봉공의 정신으로 도울 것이다. 분열은 곧 공멸"이라는 글을 올려 결과적으로 의미심장한 뒷맛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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