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만화가 꿈꾸던 작가 6명 기획·제작

젊은 미술가 중에는 어릴 적 유행하던 만화를 열심히 따라 그리며 만화가를 꿈꾸던 이들이 많을 것이다. 최근 발간된 <콩콩코믹스>는 이런 추억을 모티브로 작가들이 모여 만든 만화 잡지다. 창원에서 활동하는 GARAMI(신가람·일러스트 작가), 노순천(조각가), 이성륙(화가), 장건율(화가), Herjiho(허지호·프리랜서 디자이너) 등 5명과 창원을 자주 찾는 서울 작가 김윤덕(화가)이 함께 기획하고 제작했다.

"신가람 작가와 차 한 잔 하면서 고등학교 때 같이 만화 동아리를 하던 이야기를 했어요. 실제로 우리가 그린 만화책도 만들어 팔기도 했죠. 그때 추억을 생각하며 농담처럼 지금 또 만들어보자는 말이 나왔어요. 처음에는 농담으로 끝날 것 같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재밌을 것 같아서 진짜 만들기로 한 거죠."

노순천 작가의 이야기다.

<콩콩코믹스> 표지.

<콩콩코믹스>는 작가들에게 어린 자신들에 대한 오마주이자, 그 자체로도 재밌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내용은 무척 진지하다. 신가람 작가는 'OWN'이란 제목의 만화를 통해 인간관계의 의미를 찾는다. 대화 하나 없이 덤덤한 그림이나 읽고 나면 슬픈 느낌마저 든다. 김윤덕 작가는 '얼굴 없는 마을'을 통해 페르소나(가면) 뒤에 숨은 현대인의 심리를 꼬집는다. 이성륙 작가의 'Q'는 가장 난해한 작품인데 화가 처지에서 만화의 칸과 말풍선을 재해석하면서 스스로 던지는 질문이다. 장건율 작가의 '뭉게뭉게'는 사람들의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모여 뭉게구름이 된다는 예쁜 만화다. 노순천 작가의 '만화왕국'은 어릴 적 열광하며 읽은 만화잡지에 대한 오마주다. 허지호 작가의 '내가 마녀가 된 이유'는 자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만화다.

출간 비용은 고교 만화 동아리 때처럼 각자 조금씩 모아서 마련했다. 투자 비용만큼 책을 나눠 갖는다. 구입은 현재로서는 창원 의창구 봉곡동 책방 오누이와 마산합포구 창동 산책에서 할 수 있다. 앞으로 인터넷과 다른 지역 독립 서점에도 입고할 예정이다.

<콩콩코믹스>의 목적은 '지속'이다. 작가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도 재미있게 오랫동안 하자는 취지로 만든 잡지이기 때문이다.

만화 잡지 <콩콩코믹스>에 실린 노순천 작가의 '만화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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