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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읽는 꽃 이야기]동박새는 왜 동백꽃에만 살까요?

잔악무도한 왕에게 죽임 당한 동생과 그의 두 아들
붉은 꽃송이·새 두 마리로 태어나 서로 곁을 지켜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시민기자 조현술(동화작가) webmaster@idomin.com 2018년 03월 29일 목요일

옛날 아주 먼 나라의 이야기이어요.

바닷가 언덕에 거대한 궁전이 있었어요. 궁전에는 잔악무도한 왕이 살았는데, 그 왕에게는 자식이 없었어요.

그런데 왕의 동생은 너무도 어질고 착했으며 두 아들을 데리고 있었어요. 포악한 왕은 그 착한 동생에게 은근히 무서운 눈초리를 쏟았어요.

'동생은 아들이 둘이나 되지, 내 자리를 조카들에게 물려주어야 하다니.'

'내가 늙기도 전에 저 조카들이 왕의 자리를 탐내면 큰일이지.'

왕의 무서운 눈초리는 동생의 주변을 항상 살피고 있었어요.

동생도 그런 형을 두렵게 생각하고 형의 말과 행동을 예사로 보지 않았어요.

'분명, 형은 내가 모르는 무서운 음모를 꾸미고 있을 거야.'

동생은 왕의 무서운 음모를 짐작하고 아주 기발하고 묘한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하자. 그 길만이 두 아들을 살리는 길이다.'

동박새가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 월영지 나무 위로 날아와 봄을 준비하는 모습. 동박새는 연두색 깃털이 아름다운 우리나라 텃새로 봄꽃들이 서서히 피는 시기에 매화꽃이나 동백꽃 사이를 오가며 수분한다. /경남도민일보 DB

동생은 자신만이 아는 아주 비밀스러운 일을 궁리해서 아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계책을 생각해 놓았어요. 그날 이후부터 동생은 이상하게도 항상 두 아들을 곁에 데리고 다녔어요. 두 아들에게 모자를 깊이 눌러 쓰게 해서, 그 아들이 누구인가 구별할 수가 없도록 했어요.

왕은 동생의 그런 이상한 행동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지만, 자신의 심복을 통해 그들의 하루 일과만은 일일이 보고 받았어요.

어느 날 밤, 왕은 심복 부하를 불러 귓속말로 무서운 지령을 내렸어요.

"오늘 밤에 조카 두 녀석이 제 아비와 궁전 뜰을 거닐 것이다. 그때, 두 녀석을 처치하여라."

그날 밤은 그믐밤이어서 사방이 깜깜하게 어두웠어요. 왕의 동생과 두 아들이 평소와 같이 궁전 뒤뜰을 산책하고 있을 때, 그들 가까이 갑자기 한 사람의 시커먼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두 아들을 순식간에 칼로 내리쳤어요.

"으악 !"

궁전 뜰에 짧은 비명 소리가 울렸어요.

왕의 동생은 그 일이 소름끼치도록 무서웠지만 당황하지 않고 아주 침착했어요. 왕의 동생은 그 범인이 누구라는 것을 알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것이 왕의 소행임을 이미 짐작했어요.

그날 밤, 동생은 자기 방으로 돌아와 자기만의 비밀을 열었어요. 깊은 밤중에 동생은 은밀한 편지를 써서 자기가 가장 믿는 하인 한 사람을 불렀어요.

"이 편지를 저 멀리 산골에 몰래 숨겨둔 우리 아들에게 전달하고 오너라.

경계가 심하니, 각별히 조심하여라."

다음날 아침, 그 하인이 두근거리는 가슴을 누르고 주변의 눈치를 보아가며 궁전 뒷문을 몰래 나섰어요.

바로 그때였어요.

" 네 이놈. 거기 서."

두 눈을 부릅뜬 경비대장이 하인의 멱살을 움켜잡고 하인의 몸을 샅샅이 뒤졌어요. 하인은 경비대장에게 가슴속에 숨겨온 비밀 편지를 빼앗겼어요.

그 편지는 즉시 왕에게 보고되었어요.

사랑하는 내 아들아!

지금 위험하다. 나는 이 궁전에서 두 남자 아이들을 너희인 것처럼 가장시켜 데리고 다니다가, 그 아이 둘이 어젯밤에 궁전 뒤뜰에서 피살당했다. 아주 위험하다. 혼자 나가지 말고 둘이서 남의 눈을 피해 다녀라. 너희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창이 긴 모자를 푹 눌러 쓰고 다녀라.

이 편지를 보는 즉시 불태워 버려라.

아버지가.

왕은 경비대장으로부터 받은 그 편지를 읽고 노발대발했어요.

"여봐라. 산골에 있는 두 녀석과 그 아비를 내일 저녁 무렵, 궁전의 비밀 숲 속으로 잡아 오너라."

다음날 저녁 무렵, 궁전 비밀 숲 속 뜰에는 무서운 기운이 돌았어요. 비밀 숲 잔디밭에는 잡혀 온 두 아들과 그 아버지가 벌벌 떨고 있었으며, 왕은 높은 단 위에서 그들을 내려다보고 아주 노한 목소리로 호통을 쳤어요.

"짐을 속이고, 두 아들을 산골에 몰래 숨겨두고 있었다니? "

왕의 동생은 왕 앞에 꿇어앉아 왕을 향하여 두 손을 빌며 애원을 했어요.

"폐하, 제발 목숨만은."

왕의 시퍼런 눈빛이 동생을 쏘아보며 소리 질렀어요.

"너는 나의 동생이니, 살려주지. 그 대신 네 손으로 저 두 녀석을 죽여라."

왕의 목소리는 비밀 숲 속을 쩌렁쩌렁 울렸으며 칼날처럼 싸늘했어요.

"여봐라. 그 칼을 저 아비에게 주어라."

경비병이 날이 예리한 긴 칼을 들고 왕의 동생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어요.

왕의 동생은 무엇을 결심한 듯 무사로부터 칼을 받아들고, 무서움에 떨고 있는 두 아들을 바라보며 칼을 높이 쳐들었어요.

왕의 동생은 입술을 깨물고, 왕을 향하여 피를 토하듯 울먹이며 말했어요.

"폐하, 마지막으로 고합니다. 저 어린 폐하의 두 조카들을 부탁합니다."

왕의 동생이 칼을 높이 들었다 내리치는 순간, 그 칼로 자기 자신의 몸을 베자, 그와 동시에 그의 몸에서 붉디붉은 피가 위로 솟구쳐 오르더니, 그 피가 꽃송이처럼 숲 속에 뿌려졌어요.

왕은 숨을 식식거리며, 잔악무도하게 소리를 질렀어요.

"여봐라. 저 두 녀석도 처형하여라."

그 숲 속에는 차디찬 정적만이 깊게 쌓였어요. 밤이 되자, 해변 하늘의 별들이 이 처참한 모습을 보고 울다 울다 참을 수 없어, 그 별빛이 하나, 둘 비밀 숲 속으로 내려와 억울하게 죽은 두 아들과 아버지의 영혼을 숲 속에 곱게 심었어요.

'이 착하디착한 영혼을 꽃으로 피어나게 하소서.'

다음해 봄이 되었어요. 그 아버지가 죽은 숲 속 자리에서 여태 보지 못한 아름다운 나무에서 붉은 꽃송이가 피었어요. 그 꽃송이들은 아버지의 몸에서 뿜어내던 핏빛과 같은 붉은 빛의 꽃 송이였어요. 우리는 그 꽃을 동백꽃이라고 부르고 있지요.

이상한 것은 귀여운 새 두 마리가 붉은 동백 꽃송이 사이로 포롱포롱 날아다니며 그 붉은 동백꽃 숲을 떠나지 않는다고 해요.

왜 그럴까요?

그것은 죽은 두 아들의 영혼이 동박새가 되어 동백꽃이 된 아버지 곁을 떠나지 못하고 울고 있는 것이라고 해요.

/시민기자 조현술(동화작가)

△동백꽃의 꽃말 : '고결한 사랑'.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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