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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김조원 사장 "위기는 곧 기회…뼈 깎는 개혁으로 경영정상화"

[경제인과 톡톡]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분식회계·채용 비리 악재에 영업손실까지 '홍역'치러
내부혁신 속 1Q 흑자 전망 "2030년 매출 20조 원 박차"

허귀용 기자 enaga@idomin.com 2018년 03월 29일 목요일

2017년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 역사상 최악의 한 해였다. 잊고 싶은,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흑역사나 마찬가지였다. 임원진 분식회계 의혹, 직원 개인 비리와 채용 비리 등 각종 비리가 잇따라 터지면서 심한 홍역을 치렀다. 기대했던 국외 수주 발표도 해를 넘겨 미뤄지면서 매출액도 곤두박질쳤다. 설상가상 한꺼번에 몰린 악재에다 2010년 이후 최악의 영업실적까지 기록하며 위기를 맞았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다. KAI는 대규모 조직개편과 경영 투명성·선진화 도입 등 뼈를 깎는 내부혁신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내부혁신은 매출에도 영향을 줬다. KAI는 올해 1분기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은 KAI 전 임직원 노력의 산물이지만, 그 중심에는 지난해 10월 26일 취임한 감사원 사무총장 출신의 김조원 사장이 있었다.

다음은 취임 5개월을 맞은 김조원 사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 감사원에서 25년간 일한 정통 관료 출신인데, 기업 CEO로서 느낀 점은?

"KAI는 국가가 33%의 지분을 가진 국영기업이다. 그래서 저 같은 사람이 왔고, 제 관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국가는 여러 가지 제약 요소가 많다. 법으로 거미줄처럼 묶여 있는데 여기는 덜하다. 새로운 조직의 변형과 시스템 도입이 유연하다. 의사결정 영역이 넓어서 좋다. 원래 KAI의 출발이 재벌 계열사여서 관리는 잘 된 곳이다. 일 자체가 국가의 일을 수주해서 하는, 대부분이 국가 일이기 때문에 구성원들 공공성이 무장돼 있다. KAI라는 조직이나 구성원들은 잘 훈련돼 있고 잘 조직돼 있다. 어느 순간에 흐트러졌던 것이다. 그래서 사장이 똑바로 정신 차리면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히 있다."

KAI 김조원 사장이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 KAI는 지난해 큰 어려움을 겪었는데, 점차 안정화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국민들, 특히 경남 도민들께 많은 우려를 끼쳐드려서 송구스럽다. KAI는 과거 빠른 성장을 목표로 달리다 보니 내실을 다지는 데 소홀한 면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외형과 달리 경영시스템의 국제화 정도가 미흡했다. 시스템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경영하면서 의사결정체계에 문제가 발생했고, 조직은 비대화됐다. 재벌 계열사로서 일하다가 갑자기 공공기업의 성격을 지니게 되면서 정체성 혼란도 발생했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변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었고, 주도적으로 내부혁신을 추진해서 정상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 KAI는 모든 것을 규정화하고 국제기준대로 운영되는 회사로 탈바꿈했다. 도민 여러분을 비롯한 국민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 항공정비(MRO) 사업 추진 현황은?

"7월에 법인이 설립되면 9월까지 국토교통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가 나면 그 업체가 운영에 들어간다. 11월 말이나 12월 초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순조롭게 가고 있다. 법인에 참여하는 업체도 국내외 포함해서 이미 선정됐다. 중요한 것은 경남도와 사천시가 MRO 부지를 매입해서 조성을 해야 하는데, 매입을 빨리 하는 것이다. KAI가 기본적으로 정비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 있어서 내년까지는 문제가 없다."

- 올해 초 700여 명의 인원을 채용하기로 발표했는데, 채용 계획은?

"이미 2월부터 석사와 박사를 수시모집하고 있다. 졸업생은 최근에 채용 공고가 나갔다. 총 채용 인원은 일반직 645명과 MRO사업 60명을 포함해서 700명이 조금 넘는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비슷한 숫자로 채용할 예정이다."

- 미 공군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APT)의 수주 가능성은?

"부정확하게 알려진 게 있는데, 미국 록히드마틴 일에 KAI가 하청업체로 들어가 있다. 록히드마틴은 4월 중에 최종 제안가를 내야 한다고 얘기를 하고 있다. 만일 보잉을 이기면 KAI 하고 사업을 하는 거다. 그런데 KAI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하청업체여서 권한이 없고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KAI가 의사결정을 하는 것처럼 알려진 건 약간 오보다. KAI가 주 계약자면 정부가 나서서 담판을 지을 수 있는 여지도 있지만, 주 계약자가 아니라서 할 수 있는 일이 한계가 있다."

김조원 사장을 비롯한 KAI 임직원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 중형 민항기 사업 진척은?

"아직 진척은 안 됐다. 대단히 어려운 파트다. KAI가 그동안 했던 일은 국가의 일을 수주해서 하는 주문생산 단계에 있다. 군수산업에 한정돼 있고, 진정으로 KAI가 자체 제품을 만들어 영업하는 일은 안 했다. 이제 소형 민수 헬기 시제작에 들어간다. 민항기는 워낙 큰 사업인데, 어느 정도 민항기를 생산하는 것이 향후에 도움이 될 것인지, 우리가 하는 것이 60~100인승인데 어느 정도로 만들 것인지 탐색 단계라 보면 된다."

- 마지막으로 경남 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KAI는 우리나라 제조업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우리 제조업이 과거 신발, 가발 등에서 조선을 거쳐 자동차, 전자제품까지 발전해왔는데 미래에는 반도체, 로봇, 의료 그리고 항공우주산업이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KAI가 만든 전투기가 우리 공군이 소유하는 전투기의 70% 이상을 담당할 것이고, 미래에는 국산 전투기가 세계의 하늘을 누빌 것이다. 향후 우리 손으로 만든 항공기를 타고 세계 곳곳을 여행할 수 있도록 여객기도 개발하고 수출하는 회사로 성장해나갈 것으로 본다. 특히 지구를 관측하는 인공위성과 우주발사체까지 만드는 만큼 2030년까지는 매출 20조, 세계 5위의 항공우주산업으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한다. 많이 격려해주시고 잘못된 점에 대해 질책해주신다면 KAI의 꿈이 더욱 빨리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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