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통해 어정쩡한 사과문 올려…"울산청장과 일부 정치경찰 대상으로 한 것"
경찰 커뮤니티 "사과로 보기 힘들다…직접 사과해야"

경찰을 두고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며 비난했던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장 대변인은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친 논평으로 마음을 다치신 일선경찰 여러분께 깊이 사과 드린다"며 "저의 논평은 경찰 전체를 대상으로 한 논평이 아니라, 울산경찰청장을 비롯한 일부 정치경찰을 명시한 논평이었다"고 썼다.

이어 "저는 경찰을 사랑한다. 의정 생활 중 4년을 행정안전위원으로서 경찰과 함께해 왔다. 앞으로도 경찰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일선에서 민생치안을 위해 수고하시는 경찰 여러분께 사과 말씀 전한다"고 덧붙였다.

장 대변인의 사과에도 28일 경찰관 내부 인터넷망 '폴넷'에는 "사냥개나 미친개가 아닙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라고 적은 손팻말을 찍은 사진 40여 건이 올라왔다. 이날 항의 인증샷 릴레이에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 등 전국 경찰관이 동참했다.

경찰 온라인 커뮤니티 '폴네티앙'(회장 류근창 경위)은 이번 사과를 받아들일지를 두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사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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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 직원들이 28일 "우리는 개가 아닙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라고 적은 손팻말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경남경찰청

류 회장은 "폴네티앙 회원 상당수가 장제원 의원과 페이스북 친구도 아니고 국회에서 육성으로 '미친개' 발언을 한 만큼 공식석상에서 육성으로 사과하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많다"며 "29일 아침에도 부산 사상구 장 의원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퇴직 경찰관 단체인 무궁화클럽과 민주경우회, 경찰개혁민주시민연대 등도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유한국당과 장 의원은 전국 경찰에게 사과하고 즉각 대변인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한 시민은 지난 27일 경찰 15만 명에 대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장 대변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번 파문은 장 대변인이 지난 22일 논평에서 울산경찰청의 울산시청 압수수색에 대해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려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하면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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