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교체된 기념식수 잎 메말라 또 고사 위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경남도지사 시절 '채무제로' 달성을 기념해 심은 나무가 또다시 고사 직전이다.

27일 현재 도청 정문 쪽에 심어진 채무제로 기념식수 주목은 전체적으로 잎이 말라 누렇게 변색됐다. 도 회계과 관계자는 "열흘 전쯤에 고사 증상을 보여 영양제 등을 투입해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현재로서는 더 악화하지 않고 있어 고사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채무제로 기념식수가 교체되면 이번이 세 번째다. 도는 2016년 6월 기념식수로 20년생 사과나무(홍로)를 심었으나 5개월 만에 죽어가자 같은 해 10월 주목으로 교체했다. 이 주목도 6개월 만에 시들해지자 2017년 4월 도 산림환경연구원으로 옮기고, 지금의 40년생 주목을 다시 심었다.

도는 기념식수 장소가 나무가 자라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300여만 원을 들여 배수시설과 차광막 설치 등 생육환경 조성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산림전문가 박정기 씨가 "고산지대 수목 특성상 복사열과 고온 등에 약하기 때문에 제대로 생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나무의 생리적 특성은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보여주기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홍 대표가 지사직을 중도사퇴하고 8월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이 부임하자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는 채무제로 기념식수를 '홍준표 도정 상징적폐'로 규정하며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한 대행이 교체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자유한국당 소속 도의원들 반발로 무산됐다.

도 관계자는 식수 교체 계획에 대해 "전임 도지사가 심은 기념식수를 권한대행이 교체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나무 생육 상태 등을 고려해 새로운 도지사가 선출되면 식수 이전 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사 직전 '채무제로' 나무. /정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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