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투표 90% 가결…경남도당 앞 노숙 농성도

인원감축 구조조정에 맞서 파업 중인 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이 고용이 담보된 사업장 정상화를 촉구하며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에서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STX조선지회, 성동조선해양지회 등 전국금속노동조합 노동자 800여 명은 27일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문재인 정부 정책 규탄, 생존권 사수를 위한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에 앞서 STX조선지회는 경남도당에 △인적 구조조정 중단, 노동자 총고용 보장 △잘못된 산업정책 폐기, 고용보장 정상화 대책 필요 등을 담은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STX조선지회는 "금융 주도의 사람 자르기식 구조조정이 아니라 고용이 담보된 사업장 정상화가 될 수 있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이런 부분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파국으로 몰고 간 사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가 27일 오후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 도로에서 문재인 정부 정책 규탄, 생존권 사수를 위한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STX조선 노동자들이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사를 점거하고 농성을 시작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STX조선 노동자 20여 명은 항의서한을 전달하면서 기습적으로 당직자들을 밖으로 몰아내고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농성과 함께 경남도당 사무실 밖에 '해고는 살인이다! STX조선 정리해고 즉각 중단하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농성자들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문재인 대통령이 오면 나가겠다"며 당직자들과 언성을 높이고,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STX조선지회는 29일까지 구조조정 중단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홍지욱 금속노조 경남지부장은 결의대회에서 "이제 더는 문재인 정부에 기대하지 않겠다. 비정규직 제로시대는커녕 STX조선 생산직을 비정규직화하려고 하고, 성동조선을 문 닫으려고 한다"며 "수많은 경남도민, 노동자의 합당한 요구를 무시한 채, 자본의 논리만 말하고 있다. 법정관리로 왜 협박을 하나. 앞으로 구조조정 저지 투쟁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박경태 성동조선해양지회 수석부지회장은 "112일째 서울에서 투쟁을 하고 있다. 지난 20일부터는 전 조합원이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 광화문광장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며 "잘못된 금융 정책의 책임을 노동자에게만 강요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고민철 STX조선지회장은 "(생산직 75%를 구조조정하는) 노사확약서를 단호히 거부한다. 고용이 보장되는 그날까지 전면 파업을 선언한다"고 했다.

STX조선지회는 결의대회를 마친 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200여 명이 노숙 농성도 시작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STX조선·성동조선 구조조정을 반대하며 내달 6일 창원대회, 9일 지부 비상대의원대회, 11일 통영대회, 27일 2차 경남도민대회 등을 열 예정이다.

지난 26일 전면파업에 들어간 STX조선지회는 이날 오전 조선소에서 조합원 총회를 한 후 창원시청 광장에서 현수막 선전전을 하며 시민에게 인원감축 부당함을 호소했다. STX조선지회는 이날 총회에서 임단협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했다. 총원 693명 중 희망퇴직자·산업재해·공상자 등을 제외한 556명이 참석해, 찬성 90.1%(501명), 반대 9.5%(53명), 무효 0.4%(2명)로 파업을 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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