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라고 들뜨는 성격은 아니지만, 반가운 마음을 일부러 숨길 까닭도 없다. 내가 사는 창원은 봄이면 흐드러지게 벚꽃이 피는데 그야말로 장관이다. 매년 만나는 풍경이지만 언제나 새롭고 반갑다.

지역 공연계에도 봄이 온 듯하다. 굵직한 음악제가 관객을 기다린다. 가장 먼저 봄을 노래하는 곳은 통영이다. 오는 30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2018 통영국제음악제가 관객을 맞는다.

올해 통영국제음악제는 의미가 남다르다. 작곡가 고 윤이상 선생 유해가 23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서다. '귀향'이라는 음악제 주제가 더욱 크게 다가오는 까닭이기도 하다.

벚꽃 피는 창원에서는 오는 31일 2018 창원국제실내악축제가 열린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행사인데, 올해 두 번째 공연 무대로 봄을 선택했다.사실 두 음악제를 모두 취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걱정이 앞선다. 취재 방향도 따로 잡아야 하고, 취재 일정이 겹치는 날엔 통영과 창원을 바쁘게 오가야 한다. 그럼에도 기쁜 마음은 숨기기 어렵다. 질 높은 클래식 공연을 만날 수 있기에 그렇다. 웅장한 실내 공연장부터 고즈넉한 고택까지, 장소의 다양성이 주는 즐거움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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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다른 장르의 음악도 축제 형식의 공연으로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김해에서 인디 밴드 공연을 봤다. 공연도 훌륭했지만, 공연장을 찾은 관객 연령층이 넓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

통영국제음악제·창원국제실내악축제라는 굵직한 클래식 음악 중심의 음악제가 자리를 잡았으니 이제는 다른 분야 음악을 중심으로 한 음악제가 나올 차례이지 싶다. 그런 날이 오면 기쁘게 지갑을 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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