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훈 지음
윤리가 문학과 비평을 관통할 때

정영훈 경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타인의 상처를 응시하는 비평의 자세'라는 부제를 붙인 문학평론집 〈윤리의 표정〉을 펴냈다.

민음사에서 하나의 테마로 동시대의 문학을 비평하는 테마 비평집 시리즈 '민음의 비평' 일곱 번째 책이다. 또 2004년 '중앙 신인 문학상' 평론 부문에 당선돼 비평 활동을 시작한 문학평론가 정영훈 교수의 첫 번째 평론집이다.

정 교수는 이 책에서 2000년대 이후 한국 소설에 대한 스무 편의 글을 묶었다. 1부 '훤화하는 소리'는 비평가 윤리에 관한 글로 문학비평과 비평하는 행위 그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2부 '윤리의 시험대'는 김영하, 이승우, 권여선, 한유주, 이윤기 등의 작가론을 다룬다. 그들의 작품 속 등장인물들과 상황을 통해 만들어진 윤리적 시험들을 톺아보는 비평적 시선이 흥미롭다.

3부 '세속의 신학'에서는 개개의 작품을 분석하며 그 속에서 작동하는 윤리의 메커니즘을 좇는다. 편혜영의 〈사육장 쪽으로〉, 한지혜의 〈미필적 고의에 관한 보고서〉, 김이듬의 〈블러드 시스터즈〉, 안보윤의 〈우선 멈춤〉, 이승우의 〈지상의 노래〉, 조성기의 〈라하트 하헤렙〉 등을 다룬다.

이 책에서 정 교수는 '윤리'를 주제로 문학 작품만이 아닌 비평이라는 행위 그 자체에 접근한다. 그는 보이지 않는 힘, 추상적 개념이었던 윤리를 구체적인 작품을 통해 논하면서, 무엇이 옳고 선한지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옳다고 생각한 일조차 다시 한 번 의심한다.

336쪽, 민음사 펴냄, 2만 2000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