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다'라는 말을 모태로 하여 나뭇가지 뻗듯 파생한 말이 우리나라만큼 많은 나라도 없을 것입니다. '죽자 사자/죽고 못 살다/죽은 목숨/죽을 둥 살 둥/죽지 못해 살다/죽어나다/죽여주다/죽살이 치다/죽을 맛/죽을 힘/죽겠다…'.

특히 쓰임 빈도상 툭하면 입에다 올리는 '죽겠다'라는 말의 경우 부지기수의 '꼬리말'로 쓰이는지라 이해가 안 되는 외국인들에겐 고개 갸우뚱 말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아이구 죽겠다/귀여워 죽겠다/우스워 죽겠다/화가 나 죽겠다/배가 불러 죽겠다/무서워 죽겠다…'.

이 '죽겠다'는 '죽어야겠다(죽으련다)'는 뜻 외에 추측의 성격인 '죽을 것 같다'는 뜻도 있습니다. 우스갯소리 예문 좀 볼까요. '죽겠다고 하는 사람 참 보기 싫어 죽겠다'! 하루 36명, 40분마다 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나라 한국! 이 자살률 1위 나라가 되는 데 빌미가 돼준 것은 '죽겠다'라는 말의 남용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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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다" 몸으로 말해도

자살자 가족 81% "몰랐다"

그런 징후 예지하지 못한

안타까움 덜기 위해서라도

이런 말

"죽고 싶어 죽겠다"도

예사말로 흘려듣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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