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물살 가르며 키우는 태극마크 꿈
경남 카누 기대주 양성소
물 적응·강한 체력 필수
전국소년체전 메달 목표

지난해 대한카누연맹 2017 선수 여자 부문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김국주(경남체육회)로 제98회 전국체전 카누(카약) K1-200m, K2-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회 2관왕을 달성했다. 김국주는 전국체전 개인전 4연패를 이룬, 경남체육회에 소속되기 전 획득했던 금메달을 포함하면 5연패를 쓴 카누계 스타다.

미래 김국주를 꿈꾸는 혹은 그 이상을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김해월산중 카누부 선수들이다. 선수들은 안지은 코치 지도로 올해 전국소년체전에서 3위권 이상 입상을 노린다. 지난 2001년 창단한 월산중 카누부는 2009년 전국소년체전에서 K-2 부문 은메달, K-4 부문 동메달 획득은 물론 2010년 경남 초·중 체육대회 K-1, K-2, K-4 종목에서 1위에 오른 카누 명문이다.

지난 11일 김해카누경기장에서 만난 선수들과 안지은 코치는 옛 명성을 되찾고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현재 월산중 카누부는 3학년 박민지를 필두로 2학년 우수현·권혁준 등 3명이 소속돼 있다.

팀은 카누를 접한 지 얼마 되지 않는 2학년 선수들과 올해 소년체전 K-1 500m 부문에서 메달 획득을 노리는 박민지가 서로 끌고 밀며 조화를 이룬다.

박민지는 강한 의지가 장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라스트 구간에서 좀 더 치고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평가다. 우수현은 뛰어난 학습력, 권혁준은 남다른 욕심으로 미래를 기대하게 한다. 선수들은 하교 후 오후 2~5시 훈련에 매진한다. 체력훈련부터 동작·감각·수상훈련 등이 날씨와 연계해 반복된다.

지난 11일 김해카누경기장에서 훈련 중인 김해월산중 카누부(맨 왼쪽부터 3명)와 창원창덕중(2명)·창원중앙고(3명) 카누부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거친 물살을 헤쳐가야 하는 종목 특성상 가장 기본은 역시 '물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다. 여기에 강인한 체력이 받쳐준다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는 게 안 코치 설명이다.

안 코치는 "물을 지나치게 두려워하면 어쩔 방법이 없다"며 "카누에 입문하려 카누부 문을 두드리는 학생이 있으면 구명조끼를 입히고 물로 향하게 한다. 물 적응력을 보면 어느 정도 감이 잡힌다"고 말했다.

다음은 균형감각이다. 끊임없이 노를 저으며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는 게 종목 목표다. 당연히 배와 한 몸이 되는, 균형감각은 필수다.

기본이 갖춰지면 그다음은 기술적인 면이다. 바람을 느끼고 노를 어떻게 저을지, 경기 운영은 어떻게 할지 등이 포함된다. 선수들은 이를 '물 잡는 감각'이라 부른다.

안 코치는 "카누는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리는 운동"이라며 "빠르면 초등학생, 늦어도 중학생 때 카누 입문을 권유하고, 이때부터 좋은 선수를 육성하려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안 코치, 나아가 카누계가 안은 걱정거리도 여기서 출발한다. 선수 수급 문제는 당장 올해 열릴 소년체전에서도 드러난다. 총 3명이 속한 월산중은 4명(남녀 혼합 불가)이 한 조를 이뤄 뛰는 K-4 부문에는 출전할 수 없다.

안 코치는 "아무래도 한창 공부할 시기이다 보니 부모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며 "억지로 부모를 설득하기보다는 학생 의지를 우선하려 한다"고 말했다.

비인기 종목 서러움도 있다. 당장 카누는 배 종류에 따라 카누(머리글자 C)와 카약(머리글자 K)으로 다시 나뉜다. 카누는 외날 노를 사용하고 카약은 덮개가 있으며 양날 노를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전국체전에서는 카누스프린터만 치르지만 카누슬라럼, 래프팅, 드래곤보트 등 종목도 다양하다. 남자는 카누·카약 모두를, 여자는 카약 경기만 치른다. 카누(카약)스프린터는 1·2·4인승으로 나뉘며 종목은 200m, 500m, 1000m(이상 전국체전 기준) 경기에서 속도로 승부를 낸다. 카누 1인승은 C-1, 2인승은 C-2, 카약은 K-1, K-2, K-4로 표시한다. 여기서 전국소년체전은 카누·카약 500m만을 치른다.

안 코치는 "선수별로 스포트라이트를 즐길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비인기 종목이라는 평가도 결국 선수가 안아야 할 과제"라며 "운동을 잘하는 것도 좋지만 청소년인 만큼 인성이 잘 잡혀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작은 배 위에서 미래 국가대표를 꿈꾸는 선수들은 오늘도 자연과 하나 돼 나아가고 있다. 이들이 그릴 금빛 물살을 기대할 볼만하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