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반대 농성…"문재인 정부, 사람 보다 금융 편에 서"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 노동자들이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파업과 노숙 농성에 돌입하며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21일 오후 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와 STX조선지회 소속 노동자 30여 명이 눈발이 흩날리는 날씨에도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 정문 앞에 모였다. 이들은 구조조정에 반대하고 고용보장 등을 위한 파업 투쟁에 나서겠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날 오전 STX조선지회는 조합원 전체 간담회에서 22·23일 4시간 부분파업을 결의했다. 사측이 일방적인 자구안만 강요하면 26일 전면 파업도 하겠다고 밝혔다.

경남지부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현 정부는 결국 사람이 아닌 금융 논리 편에 섰고, 구조조정이 답인 양 노동자에게 일터를 떠나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고용이 담보되지 않는 구조조정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STX조선 노동자들은 지난 19일 사측으로부터 생산직 500여 명가량을 희망퇴직, 아웃소싱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정부가 요구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이행하겠다며 노동조합에 이 같은 내용을 알렸고, 노조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고민철 STX조선지회장은 “사측이 생산직 690여 명 중 500여 명을 해고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사무직은 대거 구조조정이 진행됐고, 이제 생산직을 구조조정하겠다는 것이다. 희망퇴직과 동시에 아웃소싱 노동자를 모집하고 있는데 이는 정규직을 비정규직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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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가 21일 오후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 앞에서 해고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이어 그는 “수주한 배를 건조하려면 생산직을 포함한 현재 인원 2000여 명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1500명 이상이 더 필요하다. 그런데 500여 명을 내보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경남지부는 인적 구조조정에 대해 “정부와 채권단이 중형조선소를 회생 불가능한 비정규직 공장으로 만들어 채권단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한다”고 규정했다. 금속노조는 오는 27일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오는 24일과 4월 4일 서울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성동조선해양지회는 지난 20일부터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 광화문 광장에서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조합원 790명 중 100명씩 돌아가며 정부의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그곳에서 밤을 새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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