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 집착으로 피로감 점점 늘어나
힘들수록 서로 위로·배려하며 극복해야

요즘 사회는 남들보다 더 성공하고 더 좋은 직장을 가져야 성공한 삶이라는 성과의 시대이다. 그런 사회에서 현대인들은 많은 피로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여유를 가지고 쉬어 가는 것은 경쟁에서 뒤처진다고 생각하기에 끊임없이 피로하고 여유가 없어진다. 가진 것은 더 많아지고, 풍요롭지만, 정신적으로는 갈수록 모든 것이 고갈되고 부족하다. 그래서 시골로 들어가서 산다며 시골로 들어가서 사는 사람들도 주변에 꽤 있었다. 대부분 잘 적응하고 살지만 몇몇 사람은 끝내 다시 도시로 돌아왔다. 아름다운 전원생활만 동경해서 시골 생활을 하는 것은 녹록지 않을 것이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점점 현대인들은 피로감을 느끼며 산다. 일이 많은 사람은 많아서 피로하고 일이 없는 사람도 너무 일이 없어서 피로하다고 한다. 현대인들은 노는 것도 피곤하고, 휴식 취하는 것도 정신적으로 피곤하다고 한다. 쉬어도 쉬는 것이 아니어서 진정한 휴식이 필요하다며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사회의 흐름에 따라 살게 되는 성과사회의 특징이 아닐까.

얼마 전 커피숍에서 옆에 앉은 젊은이들의 말을 듣고 미안하기도 했고 우울했다. 20대 초반의 몇몇 젊은이는 취업준비생이라며 '준비하는 중'이라는 진행형이 한편으로 부모에게 미안하지만 아무것도 하는 것이 아닌 준비 중이라는 단어가 마음의 불안감에서 약간의 위안을 준다는 것이다. 부모님께 용돈 타 쓰는 것이 조금 미안하지만 언젠가 자신이 일을 가지면 부모님께 지금까지의 빚을 갚아 주리라는 기특한 마음마저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언젠가란 것이 막연하다며 부정적이고 암울한 시대에 태어나서 너무 힘들다며 서로 한탄을 늘어놓았다. 젊은이들에게 힘든 사회를 만든 것이 기성세대의 책임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창 꿈이 많고 밝은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나이에 삶의 무게에 짓눌린 젊은이를 바라보는 것이 애잔해서 자리를 살며시 떴다.

우리가 젊은이였을 때는 꿈이 있었고 미래가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든 대학교를 졸업하든 졸업만 하면 취업이 되었으며, 지금보다 힘든 환경이었지만 작은 것에 만족하며 열심히 살면 나름의 작은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꿈을 가지며 살아왔다. 지금 대부분 젊은이뿐만 아니라 어린 학생들도 꿈이 없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지,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 것이다'라는 꿈을 잃고 자신을 잃어버린 것이다. 사회에 나와서 여러 현실적인 상황들과 판단을 마주하게 되면서 꿈이 바뀌고 냉정한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성과의 시대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과 젊은이들은 '취업'이라는 성과물을 내놓으려고 우리는 우리 사회가 바라는 틀에 맞추어 준비 중이다. 만약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스스로 자책하고 우울해한다.

이제 24시간 영업을 하던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대형마트 등이 영업시간을 줄인다고 한다. 심야 영업을 하는 가게들도 영업시간을 축소하고 휴식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점점 도시의 불빛은 사라질 것이며 사람들의 발길도 뜸해질 것이다. 그런 영향으로 저녁이 있는 사회가 되고 웃음이 넘치는 가정이 늘어났으면 좋겠지만 행여 우울한 저녁 시간으로 이어질까 우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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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사회는 성과사회로 본다. 성과를 인정받을수록 급여는 높아진다. 사람들이 인정을 받고 성과를 더 내려고 노력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취업이 잘 안되어서, 또는 성과 인정을 받지 않아서 등의 여건들로 정신적으로 피로한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 것이다. 피로사회라는 힘든 현실 속에서는 가정에서나 직장에서, 친구들 사이에서라도 서로 위로하며 배려하며 보듬어 나가면서 극복해야 할 것이다. 힘들수록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이라도 서로 웃음을 잃지 않고 한 걸음 뒤에 서서 바라보며 손을 먼저 내미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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