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상회] (1) 윤피쉬앤 송민찬 대표
수산물 냉동창고 알바 중 '번뜩' 청년창업 지원사업 통해 첫발
냉동생선서 가공식품까지 판매 "청년 창업자 롤모델 되고 싶다"

요즘 TV나 인터넷 뉴스를 보면 청년들이 실업난에 허덕인다는 소식뿐입니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9%로 두 자릿수에 육박합니다. 경기 악화로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 인원을 줄이는 탓에 취업준비생들은 눈앞이 캄캄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취업 대신 다른 길을 찾는 청춘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경남도민일보>는 '청춘상회'라는 이름으로 취업이 아닌, 창업으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청년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도전을 응원하고자 합니다.

수산가공식품·냉동생선을 취급하는 '윤피쉬앤'은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성종합상가 2층 창원이음몰에 자리를 잡았다. '회성종합시장 청년상인 창업지원 사업'에 선정돼 지난해 12월 1일 창원이음몰 개장과 함께 문을 열었다.

윤피쉬앤을 운영하는 이는 지난 2월 대학을 갓 졸업한 송민찬(25) 대표다. 송 대표는 취업을 준비하는 다른 대졸 예정자와는 달리 곧바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3학년 겨울방학인 2016년 12월 마산어시장 냉동창고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에게 사업 아이템이 번뜩였다. 최근 1인 가구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2016년 약 540만 가구)에 맞춰 1인 가구를 위한 포장생선을 판매하면 좋을 것 같았다.

창원이음몰에 자리 잡은 윤피쉬앤 송민찬 대표가 대표 상품 '신마산 아구포'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강해중 기자

곧바로 준비에 들어갔다. 다행히 친척이 냉동생선 도매업을 하고 있어 한결 수월했다. 생선 가공·보관은 걱정 없었다. 그러나 모아둔 자금이 창업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던 중 청년상인 창업지원 사업 모집 공고를 발견했다. 송 대표는 이 사업에 지원해 선정되면서 창업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잘될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사회생활도 처음이었으니까요. 청년 창업자들이 일찍 문닫는 사례가 많아서 부모님도 많이 걱정하셨죠."

문을 열고 한 달, 두 달 지나면서 걱정은 줄어드는 반면에 자신감은 점점 차올랐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주문이 늘었기 때문이다. "1인 가구용 포장생선에 초점을 맞췄는데 예상 외로 가공하지 않은 원물 상태의 생선이 더 잘 나가더군요. 이젠 원물 상품이 주력이 됐습니다." 송 대표는 이를 발판으로 개인 고객뿐 아니라 식당 등으로 납품처를 늘려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윤피쉬앤이 개발한 '신마산 아구포'가 지난 1월 창원시 나들가게 PB브랜드 '마니덤'의 첫 상품으로 선정되는 기쁨도 맛봤다. "마산에 오래 살다보니 지역 특색 상품을 내놓고 싶었습니다. 고민하던 중 아귀를 생각해냈죠. 아귀를 포로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기존에 아귀 형태를 살린 포가 있었지만 가볍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쥐포 형태로 상품을 만들기로 정했습니다. 창원시상권활성화재단의 도움을 받아 상품을 만들었고, 나들가게 첫 PB상품으로 선정되는 행운도 얻었습니다." 현재 물류센터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어 '신마산 아구포'를 곧 창원지역 나들가게에서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창업 4개월째로 짧은 기간에도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는 송 대표는 아직 힘들기보다 의욕이 앞선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생기더군요. 고객의 항의를 받을 때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이런 일도 경험이니까, 사회경험을 쌓아나간다고 생각하니 성장하는 느낌입니다. 무엇보다 생판 모르는 사람이 저의 상품을 구매하는 건 저를 믿는다는 뜻이잖아요. 특히 이들이 단골 고객이 되면 기뻐요. 물건 받고 맛있게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창업이 잘한 선택이었다는 걸 느낍니다."

송 대표는 청년 창업 예정자들의 길잡이를 꿈꾸며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1차 목표는 매출과 규모를 키워서 일자리를 만드는 겁니다. 윤피쉬앤을 제 또래 청년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어요. 그런 다음에는 청년 창업자들의 롤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많은 청년들이 창업한 지 얼마 안 돼 문을 닫는데, 윤피쉬앤처럼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고 싶습니다."

한편, 윤피쉬앤은 조기, 참돔, 고등어 등 20여 종의 냉동생선을 취급하고 있다. 송 대표는 품목을 조금씩 늘려나갈 계획이다. 지금은 온라인 주문만 받고 있지만, 4~5년 뒤에는 오프라인 매장도 마련할 생각이다. 윤피쉬앤의 제품은 네이버 스토어팜 '도시청년어부(http://smartstore.naver.com/yoonfish)'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독자 여러분 주위에 응원하고 싶은 청년상인과 청년 창업자가 있다면 강해중 기자(midsea81@idomin.com, 010-9442-1017)에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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