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돌창고 프로젝트 팀
지역색 표현할 체험 강조
내달 레지던시 작가 모집

남해 돌창고 프로젝트가 새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시문 돌창고에서 전시할 도내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대정 돌창고를 도자기 중심 공방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돌창고 프로젝트는 김영호 도예가, 최인지 요리사, 최승용 아트디렉터, 김서진 작가가 남해에서 문화와 예술로 삶의 방법을 찾고자 만든 팀이다.

2016년 삼동면 영지리 시문마을 돌창고(섬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양곡과 비료를 보관하던 창고)를 전시장으로 꾸미고 바로 그 옆 농산물 창고를 카페와 작가 레지던시 공간으로 만들었다.

카페는 경제활동이 제약적인 시골에서 문화인프라를 넓히며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이 택한 수단이었다. 어머니 미숫가루처럼 지역색이 묻어나는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시문 돌창고는 그동안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김정수, 김서진, 주미영, 김진솔 작가를 소개했다. 전시할 기회가 녹록지 않은 청년 예술가를 위해 문을 활짝 열었다. 특히 이들은 남해에서 한 달 정도 머물며 작업한 것을 내걸었다. 돌창고 프로젝트는 남해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만을 전시장에 내놓는다. 지역색이 묻어나는 예술적 체험이어야 한다.

지난 2일 '우리에게 남아있는 사랑들'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전을 연 고진수 작가도 한 달 전부터 시문마을에 머물며 남해를 여행했다. 그리고 카페에 앉아 이름 모를 누군가를 만났다. 이는 고스란히 캔버스에 담겼다. 카페 내부를 잘 아는 이라면 '나는 빛이오, 사랑으로만 나를 가릴 것이외다'는 작품 배경이 어디인지 단번에 알아차린다.

남해 시문 돌창고 모습. 고진수 작가의 '우리에게 남아있는 사랑들'전이 열리고 있다. /이미지 기자

전쟁, 지구환경의 변화 등 인류 앞에 놓인 많은 문제와 갈등을 해결하는,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남해에서 만난 사람과 느낀 바람, 하늘을 또 다른 사랑으로 그려냈다. 전시장 모서리에 놓여있는 영상 작품에서도 그가 찍은 남해 모습을 잘 볼 수 있다.

최승용 아트디렉터는 "이르면 다음 달 레지던시 작가를 모집할 계획이다. 그동안 서울에서 활동하는 작가가 많았다. 지역 작가들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돌창고 프로젝트는 예술가와 관람객이 직접 얼굴을 보고 작품을 감상하는 개방적인 전시장을 운영하면서 40세 이하 지역 청년 작가들과 호흡을 맞출 계획이다.

또 다음 달 10일 새롭게 문을 여는 대정 돌창고는 도자기 공방과 전시장, 상점으로 완성된다.

김영호 작가를 중심으로 '아름답게 비우다'라는 가치를 담은 도예공방을 운영하고 작은 상점도 곁들인다. 관광지가 아닌 서면 대정리 마을 속 돌창고를 찾아오는 손님을 위한 것이다.

이와 함께 주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대정 돌창고에서 도자기 수업, 시문 돌창고 카페에서 빵 수업이 진행된다.

돌창고 프로젝트 측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도전했던 2017년을 보내고 올해는 '정말로' 시작되는 해라고 했다.

1년 회고록을 남긴 최승용 아트디렉터는 이렇게 말했다.

"남해 사람들과 문화와 예술을 접목한 장단기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시골에서 젊은이가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으며 경제활동을 하여 시골에서도 매력적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보겠다'는 계속된다"라고.

앞으로 돌창고 프로젝트의 실험적이고 대안적인 여러 시도가 기대된다.

시문 돌창고 전시는 4월 22일까지. 입장료 3000원. 문의 055-867-1965.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