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로 되살아났지만 노후시설 '복병'
위기를 기회로…학부모도 해결위해 참여

아름다운 '솔바람 바다학교' 상주중학교가 위기를 맞았다. 꿈의 학교, 삶의 학교, 행복 학교를 지향하는 경남 최초의 특성화중학교가 큰 시련에 휩싸였다.

한때 상주중은 입학생이 격감하여 폐교위기에 처했다. 일부 사람들은 학교를 없애고 이 자리에 호텔이나 리조트를 짓자고 했다. 하지만, 상주교육공동체는 이 아름다운 바다학교를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선물하자고 뜻을 모았다. 상주중을 중심으로 '돌아오는 농촌 다시 사는 마을학교'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고, 이 사례가 이웃으로 번져나가 마침내 보물섬 남해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교육공화국으로 거듭나길 꿈꾸고 있다. 이 꿈은 실제 지난 4년간 기적같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양성 교육과 미래 역량교육을 선도하는 박종훈 교육감의 의지와 결단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상주중은 2016년 3월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로 전환하면서 되살아났다. 올해 3월 전교생 6학급(학급당 15명) 90명으로 완성되었다. 어느새 널리 소문이 나서 입학전형에서 떨어지는 학생이 생겼다. 그래서 상주중에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상주초로 전학 오는 현상까지 벌어진다. 이렇듯 학교가 되살아나니 귀촌 인구도 늘었다. 귀촌한 학부모들 중심으로 '협동조합'까지 만들어 '돌아오는 농촌 다시 사는 마을학교'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학급이 늘어나 교감 자리도 다시 살아나고 젊고 유능한 교사도 더 많이 모셨다. 그야말로 상주교육공동체는 '배움이 즐거운 학교 함께 가꾸는 경남교육'의 표상이 되고자 의기충천하여 새 학년을 준비해왔다.

그런데 뜻밖에 큰 복병을 만난 것이다. 늘어난 학급 교실을 더 만들려고 환경개선 공사를 하는 중에 심각한 문제를 발견하고 즉각 정밀안전진단을 의뢰했다. 건축한 지 47년 된 건물이다. 지난 2월 21일 결과보고서를 받았는데, 최하등급인 E등급이다. 이후 우리는 거의 재난에 준하는 비상사태로 일상을 살고 있다.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남교육청의 권고에 따라 우리는 본관 교실 전체를 비우고 기숙사 건물 임시교실로 학생들을 대피시켰다. 하지만, 교사들은 대피시설이 없어 아직 그대로 본관에 머물고 있다. 지난 5일 가까스로 입학식은 했지만, 임시교실도 턱없이 부족하여 현재 많은 불편을 감수하며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긴급자금 투입으로 대체교실 마련이 급선무다. 이후 예산을 확보하고 철거와 개축까지 약 2년 동안 우리는 더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경남교육청과 남해교육지원청은 행정 절차에 따라 후속 조치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학부모들은 학생 안전과 교육환경의 조속한 회복을 바라며 좀 더 긴급한 대처를 요구하고 있다. 대책위를 조직해 여러 차례 회의를 열고 경남교육청을 방문하기도 했다. 서로 입장과 관점의 차이를 나누는 좋은 자리였고, 박종훈 교육감은 앞으로 이 일을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여태전.jpg

위기는 또 다른 기회다. 분명히 이번 시련을 통해 우리는 더 크게 배우고 성장할 것이다. 변화와 혁신의 걸림돌은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일상의 '관행'이다. 시스템에 갇히면 관료주의와 권위주의의 '벽'을 만난다. 성찰과 공감을 주창하는 우리 경남교육은 이 벽 앞에서 '담쟁이'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더 낮은 자세로 학생과 학부모를 만나야 한다. 우리의 존재 이유를 한순간도 망각해서는 안 된다. 다시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잡고 위기를 더 큰 배움과 성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