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식탁 그린필드화 '금석지감'
다양한 식품 균형섭취가 건강비결

점심(點心)을 '마음에 점을 찍는 간단한 식사'라고 표현을 하기도 한다. 필자는 남녀노소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찾는 값싼 뷔페식 식당을 자주 찾는다.

뷔페식이라고 하지만 반찬이 서너 가지뿐인 간단한 식당인데 후덕스럽고 늙수그레한 식당 주인의 음식 솜씨가 가정식 위주이다. 그래서 그런지 제법 소문이 나서 인근 주민이나 직장인 그리고 주위의 관공서에 출장 온 사람들로 매일같이 붐빈다.

이 식당을 찾아오는 식객들은 매주 금요일에 다음 주의 메뉴가 예고되는데 남자들은 식단에 크게 신경을 안 쓰는데 20, 30대 젊은 여성들은 신선하고 채소나 과일이 나오는 날에는 식당이 붐비고 스마트폰에 식단을 기억시킨다고 분주하다.

지난겨울, 그 추위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뜨거운 국물을 퍼주던 후덕스런 사장님의 "나이 들면 고기보다 싱싱한 과일·채소가 몸에 좋답니다"라는 정겨운 한마디가 값비싼 갈비보다 음식 맛을 더 돋워 주기도 하였다.

요즘 가정에서도 채식에 관심이 많아 식탁에 채소나 과일이 많아 그린필드화(?) 되어간다고 한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끼니가 없어 배를 곯았던 우리였다. 흰 쌀밥에 고기반찬을 먹어 보는 게 소원이었고, 명절이 되어야 겨우 고기 맛을 보던 시대도 있었다.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조금 넉넉해지니까 육류 소비량이 증가했고, 먹거리가 많아서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시대가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젠 각종 다이어트가 유행하고 몸에 좋다면 물불을 안 가리는 세태도 금석지감(今昔之感)을 갖게 된다. 매스컴에서 각종 다이어트 열풍이 불자, 온 나라가 채식 열풍이 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스컴에서는 잘못된 식문화를 바르게 잡아 건강하게 잘 사는 대안을 찾으려는 캠페인으로 엿보인다. 그러려면 과도한 육식 문화보다는 채식이 바람직하다는 것인데, 이것이 단순한 채식 열풍으로 변한 것을 보면 매스컴의 위력 또한 무시 못 할 것 같다.

그런데 채식이 좋기는 한데 채식만 고집한다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을 하고 있다. 임산부나 노인, 술·담배를 많이 하는 사람은 단백질 보충이 필수인데 채식만으로 이를 보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몸에 좋다는 음식을 골라 먹는 지혜도 필요하다. 다양한 식품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최상의 건강법일 것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은 동서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최근 미국의 타임지에서는 몸에 좋은 식품으로 토마토, 시금치, 적포도주, 브로콜리, 마늘 등을 꼽고 있는데 역시 채소류가 대부분이다.

국내 유명대학 연구팀에서도 김치가 위암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는가 하면 무, 깍두기, 동치미 등 짠 음식은 발병의 위험도가 높다고 밝혔다. 모든 음식은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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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몸에 좋다는 이론이 있는가 하면 어떤 종류의 커피는 몸에 해롭다고 하니, 갈대 같은 우리 인간의 마음을 잘 대변해 주는 것 같다.

무엇이든 과하면 탈이 오고, 그리고 무엇보다 요즘의 매스컴이 SNS의 나비효과 때문에 우리들의 마음과 버릇을 더 연약하고 갈대같이 만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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