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곳곳 미흡한 점 드러나 대대적 개선 작업
시 "운영방향 검토 중"…'전문성 결여'우려도

밀양시가 민간에 위탁해 관리를 맡겨오다 지난 2월 19일 자로 협약을 해지한 밀양연극촌을 직영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연극촌 직영 범위와 운영 방향, 여름공연예술축제 개최 등을 두고 다양한 견해가 쏟아지고 있다.

◇시 직영 범위, 연극촌 시설 운영·관리만…4월 중 확정 발표 = 밀양시가 밀양연극촌을 직영하기로 결정한 배경은 성폭력 사건을 일으킨 이윤택 (사)밀양연극촌 전 이사장이 운영·관리해왔던 연극촌 시설물 실태를 검토한 결과 미흡한 점이 대거 드러났기 때문이다.

시는 쾌적한 휴식 공간 조성과 실추된 이미지 개선을 위한 연극촌 시설물 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해 대대적인 시설물 개수, 개선에 나선다. 연극촌 주변 환경 정비와 성벽극장 무대 보수, 본관 외벽 보수, 무인경비시스템 운영, 기타 노후 시설물 보수를 오는 4월 중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설 개선은 연차적으로 사업 예산을 확보해 추진할 계획이다.

또 연극촌 중앙광장에 녹지 공간과 쉼터를 만들고자 예산 4억 1300만 원을 들여 올해 계획된 조경수 식재와 수경시설 공사를 3월에 착공해 5월 중으로 완공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민간 위탁을 줬더니 연극 작품 만들고 공연하는 데만 치중해서 시설물과 수목, 건물(공연장) 관리는 아예 안 돼 있었다"면서 "직영은 앞으로 시설물 관리를 직접 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인력 운영 경비는 시설물 관리·유지 예산(올해 6300만 원)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직영 인력 지원을 어떻게 구성할지만 논의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시는 오는 4월 중에 명확한 밀양연극촌 운영 방향과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개최 여부 등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때쯤엔 시가 연극촌 축제와 프로그램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시 직영하면 '전문성 결여' 단점·'예산 투명성' 장점 = 시는 현재 밀양아리랑축제와 밀양오딧세이, 밀양아리랑아트센터 행사를 담당하는 밀양문화재단에 밀양연극촌 운영을 맡길지, 또다른 밀양연극촌 사무국을 차려 운영을 맡길지 검토하고 있다. 또 밀양 출신 원로 연극배우 등과 만나 새로운 연극촌 운영 방향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태 시 문화관광과장은 "민간 위탁 단점이 많아서 예산 집행 투명성이나 책임감을 갖도록 시가 직접 연극촌 행사를 운영하는 것도 무방하다고 본다"며 "다만 전문성 부족 등 단점이 있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주옥(더불어민주당) 밀양시의원은 "밀양문화재단이 연극촌을 운영하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아직 연극촌 운영 방향이 명확히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시는 일단 직영하면서 운영 방향을 생각하겠다고 한다. 급하게 축제를 치르는 것보다 연극촌 시설 개선과 연극촌 운영 방향을 먼저 정립하고 행사를 고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 "우선 연극촌 시설을 정비해서 연극아카데미 형식을 포함한 종합예술촌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시가 직영을 할 것 같으면 바깥에서 연극을 가져오기보다 지역 연극단체 작품으로 연극촌을 운영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내 문화계 관계자도 "그동안 밀양연극촌 연희단거리패 배우들이 경남 연극인들과 합동 공연을 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극인들이 레지던시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연극촌 시설을 활용해도 좋을 듯하다"고 제안했다.

한국연극협회 경남도지회 이훈호 회장은 "경남연극제가 끝나면 경남 연극 발전을 위해 밀양연극촌을 어떤 장소로 운영하면 좋을지 연극인들이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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