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돋보기]거제 치유의 숲 조성사업
도 승인 후 내년 초 착공, 치유욕장·치유숲길 조성
작년 국·도비 요청 실패, 또 좌절 땐 사업 좌초위기

거제 치유의 숲 조성사업이 최근 실시설계를 마무리하며 기본 뼈대를 갖췄다.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이미 첫 단추는 채웠지만 국·도비를 확보하지 못해 올해 예산반영 여부가 사업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실시설계 용역 마무리 = 치유의 숲 조성사업은 동부면 구천리 산 96번지 일원 잔디밭골 일원 56㏊에 산림휴양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권민호 전 시장의 공약사업으로 2015년 본격 추진됐다.

도시화, 산업화로 환경성·생활성 질환을 앓는 시민에게 산림치유·정서함양 공간을 제공하고 관광객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또 시는 지역 경제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기존 관광 산업을 치유와 힐링으로 전환하는 한 축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업은 애초 66억 원(국비 25억 원, 도비 7억 5000만 원, 시비 35억 원)을 들여 2018년 준공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예산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아직 착공도 못하고 있다.

그러나 거제시는 다소 시기가 늦춰졌을 뿐 큰 문제 없이 차근차근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14일에는 기본 설계와 실시설계 용역 최종보고회가 열렸다. 실시설계 용역 보고에 따르면 치유의 숲에는 치유센터 1동과 잔디광장, 생태힐링원, 삼나무수면치유장, 물치유원, 숲속치유욕장, 대나무풍욕장, 편백치유욕장, 산림작업체험장, 치유숲길 등이 조성된다. 치유숲길은 다시 호시길(680m), 굼비이길(820m), 까꾸막길(790m), 이바구길(1000m), 서덜길(790m), 고랑길(650m) 등으로 조성된다.

특히 이번 보고회에서는 장기적인 확장 계획 등을 염두에 둔 주차장 확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시는 실시설계 용역을 바탕으로 4월 중 경남도에 '치유의 숲 사업 조성계획'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승인이 나면 시는 내년 초 착공해 2022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잘못 채워진 단추 = 이 사업은 애초부터 논란이 많았다. 대부분 사업은 타당성 용역을 거쳐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아야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하지만 이번 사업은 시비 18억여 원을 들여 사유지 4㏊ 매입부터 시작했다. 타당성 용역은 토지 매입 이후인 2016년 9월 착수해 다행히 12월에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 탓에 특혜를 위한 사유지 매입이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뭐니뭐니해도 사업의 성패는 사실 국·도비 확보에 달렸다. 거제시는 지난해 국·도비 배정을 요청했지만 실패했다. 만약 올해 또다시 좌절된다면 사업은 재검토 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 시의회를 비롯해 시청 내부에서도 정부 지원 없이 지방재정만으로 사업을 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전임 시장의 공약을 무리하게 계속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산림청 소유의 52㏊ 확보도 문제다. 시는 현재 산림청과 협의를 통해 국유림 대여에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 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역시 경남도가 사업을 불승인해 국·도비 확보가 어려워진다면 이 또한 좌절될 수밖에 없다. 또한 아직 매입하지 못한 사유지 0.35㏊도 확보해야 한다.

아무튼 사업이 좌초하면 시는 무리한 추진으로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이에 대해 거제시 관계자는 "올해는 잘 보완해서 경남도에 사업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반드시 통과할 것으로 본다"며 "승인만 받으면 일사천리로 사업이 진행될 수 있다. 나머지 사유지도 수용절차를 통해 매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유의 숲은 지역민과 관광객의 힐링 욕구를 충족시키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 학동케이블카와 노자산 자연휴양림, 학동 흑진주몽돌해수욕장 등과 연계해 지역 관광명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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