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 완성 땐 자동차 소유 불필요
미래사회, 소유에서 공유 중심으로 전환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된 '국제전자제품박람회'는 '스마트시티의 미래'를 주제로 인공지능과 로봇, 자율주행기술이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특히 인공지능이 내재한 자율주행차 기술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지과학을 통한 인공지능의 발전추세를 간략히 살펴보면, 인공지능 1세대라 할 수 있는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1989∼1996)'는 당대 체스게임 세계챔피언인 가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와의 시간제한 정식대국에서 승리한 최초의 인공지능이다. 2세대 인공지능인 IBM사의 '왓슨(2005∼2011)'은 미국 TV방송 퀴즈쇼 프로그램인 <제퍼디쇼>에 출연해 승리했으며 3세대 인공지능인 '알파고(2014∼2016)'는 '구글딥마인드'가 개발한 머신러닝기술을 이용한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으로 천재 바둑기사인 이세돌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이렇듯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매우 가파르게 전개되어 몇몇 특정분야에서는 이미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듯하다. 아마도 4세대 인공지능기술은 자율주행차에 접목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자동차기술학회(SAE)는 자율주행기술의 발전단계를 5단계로 분류하였다. 1단계는 운전 보조, 2단계는 부분자동화, 3단계는 조건자동화로 자동차가 보조운전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4단계는 고자동화, 5단계는 운전자 없이 무인운행이 가능한 완전자동화단계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인공지능기술이 내재한 자율주행차는 주행 중인 차량 주변의 모든 사물에 대한 정보(빅데이터)를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하여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사물인터넷과 접속이 가능한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개념을 갖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대학의 첸(Donna Chen) 박사는 사물인터넷 및 빅데이터, 스마트폰,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이 교통 분야에서 새로운 공유경제비즈니스 모델인 '공유-자율주행-전기차(Shared Autonomous Electric Vehicles·SAEVs)'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즉, 자율주행차는 '우버(Uber)'와 같은 자동차 '공유경제' 플랫폼과 필연적으로 만날 것으로 예측했다.

'공유경제'란 용어는 2008년 하버드 법대 로런스 레식(Lawrence Lessig) 교수에 의해 처음 도입된 용어로 물품은 물론 생산설비나 서비스 등을 개인이 소유할 필요 없이 필요한 만큼 빌려 쓰는 공유소비에 기반한 경제방식을 의미하며 숙박시설을 공유하는 '에어비앤비(Airbnb)', 사무실을 공유하는 '위웍(wework)' 등의 플랫폼이 공유경제비즈니스 모델에 해당한다. 필자는 4차 산업혁명기술이 이끄는 혁신사회는 정보통신기술의 토대 위에 다양한 공유경제비즈니스 플랫폼을 수용하고 확산시키는 '스마트시티'로 진화해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자동차를 소유하는 주된 목적은, 필요한 때 아무런 제약 없이 사용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자율주행기술의 완성으로 운전자가 필요 없게 되고 자동차공유경제 플랫폼이 현실화되어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지체 없이 이용할 수 있다면 과연 그때에도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성이 있을지는 곱씹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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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상상하는 인공지능 기반의 자율주행차는 자동차 스스로 목적지까지의 도로 사정과 거리를 완벽히 파악하여 최적의 경로를 선택하고, 주변의 다른 자율주행차와 사전정보 공유를 통하여 미리 정체 구간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차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은 경제구도가 소유 중심에서 공유 중심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단순히 자동차 운전의 주체가 사람에서 인공지능으로 바뀌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제도와 문화 전반의 구도를 바꾸는 혁신시대의 이정표가 될 것이란 점이다. 필자의 머릿속에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2035년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제작된 영화 <아이로봇>에서 목적지만 말하면 모든 상황과 기능을 스스로 제어하여 자동 운행하는 자율주행차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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