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파동'의 소용돌이를 피해 일찌감치 해외전지훈련에 나섰던 삼성 라이온즈가 페이스 조절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타 구단보다 보름이나 빠른 1월15일(이하 한국시간)부터 피닉스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삼성은 선수들이 50일로 예정된 전지훈련에 피곤한 기색을 드러내자 13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후버댐과 라스베이거스 관광에 나섰다.

프로구단이 시즌을 준비하는 전지훈련 도중에 한가로이 관광을 떠나는 것은 흔치않은 일이다.

특히 ‘우승 청부사'로 부임해 강훈을 거듭했던 김응용 감독이 선수단의 관광을 허락한 것은 지친 선수들을 달래기 위해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지난 해 11월 김 감독이 취임하자마자 하와이에서 한달여 동안 마무리훈련을 벌였고 12월과 1월에도 훈련을 쉬지 않았다.

또 ‘선수협 파동'이 터지자 유일하게 회원으로 가입한 이승엽을 제외한 전 선수단이 피닉스 인근 피오리아구장으로로 이동,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때문에 이웃 구장에서 훈련중인 한화 선수들의 몸상태가 70% 가량인 반면 삼성은 벌써 실전을 치러도 좋을 만큼 선수들의 컨디션이 향상됐다.

문제는 현재 컨디션을 4월5일로 예정된 시즌 개막일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

대부분 구단이 2월부터 훈련을 시작해 개막일에 몸상태를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스케줄을 짜는 상황에서 삼성만이 ‘오버 페이스'를 한 셈이다.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는 일부 구단 사장들이 삼성을 겨냥해 시즌 개막일을 늦추자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페이스를 조절하기 위해 관광까지 떠나는 김응용 감독이 개막전까지 삼성 선수들을 어떻게 끌고 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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