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정위 4인 선거구 확대안, 한국당 도의원 반대 가닥
비한국당 의원 저지 농성

경상남도 시·군의회 의원 선거구 획정안 처리를 앞두고 경남도의회가 폭풍전야 분위기에 휩싸였다.

도의회는 오늘(16일) 제351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경상남도 시·군의회의원 선거구별 의원 정수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심의·의결한다.

하지만 도의회 의석 55석 중 48석을 차지한 자유한국당 도의원들은 획정위의 안에 반대하기로 당론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저지하려는 도의회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 등 비(非)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15일 오전 10시 45분부터 도의회 현관 앞에서 밤샘 농성에 들어가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도의회는 먼저 16일 오전 10시 기획행정위원회에서 해당 조례안을 심의한다. 이때 한국당 소속 의원 중 한 사람이 4인 선거구를 축소하고, 2인 선거구를 확대하는 등 자당 의견이 대폭 반영된 수정안을 낼 것으로 보인다.

경상남도 시·군의회 의원 선거구 획정안 처리를 앞두고 비한국당 도의원들이 15일 경남도의회 정문에서 자유한국당 결정에 반대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기획행정위는 위원장 포함 9명 위원 중 7명이 한국당 소속이다. 한국당이 아닌 의원은 전현숙(바른미래당) 의원과 최근 한국당을 탈당한 안철우 의원 등 2명이다. 이 탓에 수정안이 올라오면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이에 비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농성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 의원들의 획정위 획정안 반대 당론 결정은 공직선거법상 중선거구제 도입 취지를 살리고, 인구 편차를 최소화해 표의 등가성을 높인다는 방향에서 결정된 획정위 안에 대한 존중은 고사하고 전면 부정하는 것을 넘어 법 정신을 위배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공직선거법 제24조 3의 6항을 보면 '시·도의회가 자치구 시·군의원 지역구에 관한 조례를 개정할 때는 자치구 시·군의원 선거구 획정위원회 획정안을 존중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들은 이를 근거로 "한국당 의원들의 획정위 획정안 반대 당론 결정은 법률을 정면 위반함과 동시에 중선거구제 취지, 표의 등가성을 완전 무시하고, 다양한 정치세력, 참신한 정치 신인 의회 진출을 막기 위한 치졸한 작태"라면서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한국당이 끝내 자신들 뜻대로 기획행정위원회와 본회의에서 획정안 수정 통과를 강행한다면 모든 물리적 방법을 동원해 저지함은 물론 이번 지방선거에서 도민과 함께 심판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회견 후 곧장 도의회 현관 앞에 돗자리를 펴고 밤샘 연좌 농성에 들어갔다.

민주당 김지수(비례) 의원은 "만약 이 같은 우리 요구에도 2인 선거구를 늘리는 한국당 수정안이 발의돼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은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에게 '재의 요구'를 압박할 것"이라면서 "길게는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으로 대다수 도민의 뜻이 반드시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3당 도의원 밤샘 농성에는 14일 한국당 의원들의 기초의원 선거구 분할 시도 규탄 기자회견에 동참한 민중당·노동당 경남도당, 경남녹색당,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 정치개혁 경남행동 소속 인사들도 대거 참여한다. 이들은 16일 오전 도의회로 집결해 기획행정위 회의 단계에서부터 한국당 의원들을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전체 인원은 본회의 시작 전인 오후 1시께 집결해 대대적인 획정위 안 수정 의결 반대 공동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경상남도 시·군의회 의원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낸 획정안은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때와 비교했을 때 4인 선거구가 2곳에서 대폭 늘어났고, 2인 선거구는 62곳에서 38곳으로 줄어든 게 특징이다.

하지만 한국당 도의원들은 획정위에 낸 의견에서 현재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되돌리거나, 3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 2개로 분할하거나, 4인 선거구를 2~3인 선거구로 쪼개는 방향으로 내용을 수정하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대한 현행 선거구 정수를 유지하는 내용으로, 여기에는 현행 4인 선거구마저 2인 선거구로 조정하는 의견도 담긴 것으로 알려져 비한국당과 시민사회의 반발을 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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