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배드민턴에 대한 지원을 전격 중단해 체육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형도 삼성전기 사장은 13일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배드민턴협회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경제사정을 이유로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동시에 협회에 대한 지원을 끊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이 태권도와 탁구에 이어 불과 4년만에 배드민턴에서 손을 뗌에 따라 삼성그룹이 회장사를 맡고 있는 대한체육회 가맹 경기단체는 육상(중공업)·빙상(화재)·승마(전자)·레슬링(생명) 등 4개로 줄어들었다.

이명일(삼성전기 상무) 협회 부회장은 “윗선(그룹)의 지시는 없었으며 회사일에 더욱 충실하기 위해 내린 자체 결정”이라고 강조하고 “다만 지난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게 (지원 중단에) 보이지 않는 이유가 됐다”고 말했다.

협회에 연간 10억원을 출연해온 삼성전기는 그러나 사실상 국가대표팀과 다름없는 남녀팀의 경우 배드민턴계에 미칠 충격파를 고려해 존속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전격적인 철수에 충격을 받은 협회는 이금재 부회장을 회장직무대행으로 선임하는 한편 김학석 부회장 겸 전무이사를 중심으로 새 회장사 물색에 나섰으나 경제사정이 나빠 당분간 회장 없는 사고단체로 운영될 전망이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해말부터 철수설이 나돌았으나 설마 이렇게 급작스럽게 손을 뗄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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