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廉'이라는 글자는 청렴할 '렴'으로 읽고 뜻매김도 합니다. 고금에 걸쳐 공직자의 처세훈이 담긴 '거울 책'으로 터를 널리 잡은 다산(茶山) 정약용의 〈목민심서〉 '율기육조(律己六條)' 항엔 '廉'이 열세 군데에나 언급돼 있습니다. 그 청렴할 '廉' 한 자에 맑을 '淸(청)'이 스미어 있음은 참 흥미있는 조합입니다. '청렴하다'는 준말(?) 격인 '염(廉)하다'로도 통합니다.

그 '廉하다'를 필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펀(pun) 즉 곁말거리로 찜해둔 바 있습니다. 비리 문제로 스스로 무덤을 판 군수들과 연관된 이야기입니다. 요즘 '군수들의 무덤' 때문에 가장 참담한 것은 함양 군민들일 것입니다. 4명의 전·현직 군수가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기 때문입니다. 그 군수 잔혹사에 지긋지긋해진 군민들은 아마 '廉하다'는 말도 죽었거니 싶어 염습 즉 '염(殮)하다'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마음이 여간 착잡한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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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군민의 자존심

일으켜 세우겠다"는

맑고 비장한 약속으로

당선됐던 임창호 군수여

'廉하다'

그 말 죽여 '殮하는'

업보의 무서움 잘 깨닫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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