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가장 극렬했던 함안 만세운동
내년엔 역사성 걸맞은 대규모 행사를

1919년 3·1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해 나갈 때 함안은 경남지역에서 가장 먼저 3·1운동이 일어났다. 함안에서 일어난 3·1 독립만세 운동은 경남 최초인 3월 9일 칠북 연개장터 의거뿐만 아니라 파리만국회의에 대한독립을 청원하고자 독립만세 운동 사실증명서 발급을 요청한 함안읍 의거가 있다.

더구나 일본 군경의 폭압으로 인한 피해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군북면 의거를 비롯해 대산면, 칠서면, 칠원면 등에서 4월 초순까지 연이어 만세 운동이 일어나 '대한민국 최고'의 의미를 두고 있다. 많은 시위자들이 실제 재판에 넘겨졌으며 선고된 형량을 보더라도 다른 자치단체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는 함안사람이 나라의 독립을 바라는 일편단심으로 뭉쳐서 일어났기 때문으로, 실로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경찰주재소를 파괴해 안지호 지사를 탈출시키고 우체국·등기소·학교 등을 파괴했으며 함안군수와 마산경찰서장에게 대한독립만세 운동을 부르게 한 3월 19일 함안읍 의거나, 함안읍 의거의 영향으로 충청·전라·경상지방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3월 20일 군북면 의거, 또 군북면 의거 이후의 그 살벌함 속에서도 3·1 독립만세 운동을 계속해 나간 칠원면 의거는 정녕 잊어서는 안 될 귀중한 유산이자 자랑하고도 남음이 있는 역사의 가치다.

전국 여러 곳에서 2019년 3·1 독립만세 운동 100주년에 걸맞은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3·1 독립만세 운동 100주년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지금, 겨우 칠북면과 군북면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할 뿐 함안의 다른 지역은 자신의 아버지·할아버지가 3·1 독립만세 운동을 했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함안사람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고장을 충절의 고장이라 강조하면서 뿌리에 긍지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을 보건대 함안은 역사를 잊어버린 듯, 비루해졌다는 표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일제의 억압을 피해 많은 국민이 만주로 피신하고 남은 사람들은 무자비한 탄압에 시달리며 집안이 풍비박산된 까닭에 오늘날까지도 후손들이 제대로 살지 못하는 탓이 크겠지만, 그래도 나라를 위한 정신이 제대로 대접받는 사회가 우리가 바라는 세상일진대, 독립운동에 대한 함안의 역사 현실은 가슴을 치게 하는 안타까움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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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살아있어야 지역이 발전하고, 나라도 발전하는 법이다. 역사를 잊어버리고 정신이 죽어 버린 곳에서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숭고하고 아픈 역사를 내팽개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함안은 3·1 독립만세 운동의 정신을 계승하는 군 단위의 대규모 행사를 기획해야 한다. 그것이 전국 최고 의거인 함안의 의거를 널리 알려 함안이 발전하는 길이요, 선조의 유업을 자랑스럽게 후손에게 물려주는 방편이 될 것이다.

모두 100년 전의 과거를 100년 후의 미래로 이어가는 혜안을 열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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