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낙구'로 타자만 아웃
더블 플레이 방지 위해
인필드 플라이 선언도

2004년 6월 22일 수원에서 열린 기아와 현대의 경기. 기아 선발 리오스는 '무사 1루' 상황에서 현대 채종국을 맞는다.

리오스가 힘차게 던진 공에 '번트'로 응수하는 채종국. 채종국이 댄 번트타구는 리오스 앞으로 높이 떠오른다. 채종국 아웃은 뻔한 상황. 그래도 채종국 처지에서는 1루 주자를 2루로 보낼 수 있으니 나름 만족할 만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리오스 생각은 달랐다. '한 명도 놓치지 않겠다'는 리오스는 '타자와 주자를 동시에 잡겠다'는 욕심에 사로잡히는데….

곧 리오스는 번트타구를 잡았다가 일부러 떨어트려 투수-2루-1루로 연결되는 병살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쁨은 거기까지. 주심은 병살을 무효처리하고 타자주자만 아웃으로 인정한다. 어찌 된 일일까?

야구에서는 이를 '고의낙구'라 한다. 고의낙구는 무사 혹은 1아웃인 상황에서 주자 1루, 1·2루, 1·3루, 만루일 때 적용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내야수가 더블플레이(병살)를 의식, 평범한 플라이 타구를 잡거나 일단 글러브에 넣었다가 일부러 떨어뜨리면 고의낙구에 해당한다. 앞선 예에서 채종국 번트타구를 잡았다가 떨어트려 '의도적인 병살'을 노린 리오스 행위처럼 말이다.

야구규칙에서는 고의낙구를 비신사적 플레이로 보고 반칙으로 규정하고 있다. 심판이 고의낙구를 선언하면 타자는 잡히고 주자 진루는 허용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앞선 상황에서 만일 리오스가 번트타구를 땅에 먼저 닿게 한 뒤 잡아 병살로 연결했다면 어떨까? 이럴 때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타구가 '땅에 먼저 닿느냐, 내야수에 게 먼저 닿느냐'가 고의낙구 주요 판단 기준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인필드 플라이(내야플라이)'라는 규칙이 있다. 인필드 플라이는 '무사 또는 1사에 주자 1·2루, 만루일 때 타구가 뜬공이 되어 내야수가 평범한 수비로 포구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고의낙구를 방지하고 주자를 보호하고자 만든 규칙이다.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되면 타자주자는 무조건 아웃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주자는 자신의 베이스를 비워줄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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