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에 대한 재무실사가 시작됐다. 한국지엠에 종사하는 노조와 같은 이해관계 당사자가 참여하지 못하고 제3자인 회계법인이 실사를 맡는다. 이번 실사를 통해 한국지엠의 현재 사정이 명확해지면 좋겠지만, 그동안 각종 실사가 주문자의 입맛대로 나왔다는 사실을 보면 결과는 부정적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GM 본사는 현재까지 기업경영이 어렵다고 사정을 하면서도 취하는 태도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즉, 공급과잉의 공장은 급박하게 폐쇄하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도 기존의 생산과 판매량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계속하기 때문이다. 군산공장은 폐쇄하지만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은 계속 가동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면서 한국정부와 산업은행에 신규투자를 요청하고 있다. 그래야 한국지엠에서 매년 50만 대의 차량 생산을 계속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작년 내수와 수출로 약 52만 대를 판매하였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대단한 경영위기가 아니라 적정생산량 유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긴박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GM 본사의 입장을 좋게 이해하면 공장 규모의 축소를 통한 비용절감과 공급량 조절이 핵심이라고 보인다. 게다가 본사에서 경영위기를 핑계로 한국정부에 각종 세제혜택을 처음부터 요구했다. 현재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을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해 달라는 현재의 요청도 바로 이런 맥락의 연장선일 뿐이다.

GM 본사는 현재까지도 자신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여론에는 별로 개의치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부평과 창원공장에 신차를 1종씩 배정할 거라고 말하면서 대단한 선심을 쓰는 것인 양 말하고 있다. 현재의 사태에 무관한 한국지엠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자는 요구를 더하면서 부평과 창원공장의 일자리를 지키려면 중앙정부, 지자체, 산업은행이 결국 자신들을 위해 금전적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는 사실만 지속적으로 되새기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 대목은 한국지엠의 경영위기가 발생한 원인에 대한 부분이다. 재무실사를 통해 모든 문제가 해명되고 증명이 될 수는 없더라도, 경영위기의 원인을 알아야 대책도 제대로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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