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군 시절 중대장은 병사로 복무 후 다시 장교로 임관한 사람이었다. 21개월도 힘들었던 나로서는 신기했다. 한편으론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그의 일대기를 들려 달라'고 요청했다. 중대장은 전 부대원이 모인 자리에서 1시간이 넘게 강연을 했다. 학창 시절, 두 번의 군 복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계기와 전역 후 꿈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입사 후 월간 <피플파워>를 통해 22명을 인터뷰했다. 정승우 시계수리사는 우연히 접한 기계식 시계에 빠져 중국, 스위스 등 여러 나라를 돌며 기술을 익혔다. 현재는 국내 최초 '독립시계 제작자'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SBS 공채 개그맨으로 활동했던 김한율 씨는 어떤 역경이 닥쳐도 다시 일어났다. 그 결과 당당히 지역MC로 자리매김했다. 인터뷰했던 사람들은 과거를 회상할 땐 얼굴에서 그리움과 아쉬움이 교차했고, 목표를 이야기할 땐 나이를 불문하고 열정과 패기가 넘쳤다.

이처럼 누군가의 삶을 듣는다는 것은, 이야기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내용을 인터뷰 기사로 만드는 건 더 큰 무게감과 진지함이 필요하다. 썼다 지우길 반복하고 나눴던 대화를 다시 듣기도 한다. 몇 번을 고쳐도 만족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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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를 통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얻는다. 걸어온 길에서 지혜를 구할 수도 있다. 거창한 영웅담이 아니다. 주위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권한다. 직접 누군가를 인터뷰해도 좋고 책을 읽어도 좋다. 그렇게 쌓은 경험과 지혜는 앞으로 마주할 선택의 순간에 좋은 길잡이가 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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