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경 사장, 전 국회의원 딸 부정합격시킨 혐의 '구속'
검찰, 성세환 당시 지주 회장 피의자 신분 전환 검토

BNK금융지주가 이번엔 '채용 비리'에 휘청하고 있다.

박재경(56) BNK금융지주 사장이 '부산은행 채용 비리'에 관여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지난 8일 오후 구속됐다. 앞서 강동주(59) BNK저축은행 대표도 같은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성세환(66) 당시 지주사 회장도 관여한 것으로 보고 피의자 신분 전환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부산은행 증거인멸 시도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금융·법조계에 따르면, 박 사장은 지난 2015년 부산은행 부행장 재직 당시 면접점수 조작 등으로 전 국회의원 ㄱ 씨 딸을 부정합격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ㄱ 씨가 자녀 채용을 청탁했고, 박 사장은 기관 자금 유치 목적으로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ㄱ 씨가 당시 경남발전연구원장을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ㄱ 씨는 지난 18대 국회의원으로 금융권 전반을 다루는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금융기관이 하는 일 가운데 뜯어고칠 것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ㄱ 씨는 이후 홍준표 도지사 시절 경남발전연구원장을 맡았다가 3년 임기의 반도 채우지 않은 채 지난 2015년 말 돌연 사퇴한 바 있다.

검찰은 ㄱ 씨 소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녀 채용 청탁 의혹' 견해를 들어보고자 ㄱ 씨에게 10·11일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BNK금융지주는 지난해 '엘시티 대출 특혜 의혹' '주가 조종 혐의'로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하반기 김지완(72) 회장이 취임하면서 내부혁신을 통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하지만 전임 회장 시절 진행된 이번 '채용 비리' 격랑에 다시 휘말리게 됐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검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번 검찰 조사는 '금융감독원의 은행권 채용 비리 검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11개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채용 비리를 점검했고, 22건에 대해 수사 의뢰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부산은행이 2건(ㄱ 전 의원 딸, 전 부산은행장 외손녀)이며, 경남은행은 해당 사항이 없었다.

한편 박재경 사장은 마산상고·동아대 출신으로 지난 2014년 경남은행 BNK그룹 편입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지난해 성세환 회장 구속 이후 회장 직무대행을 맡았고, 하반기 BNK금융지주 회장직에 도전해 최종 후보 2인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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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NK금융지주 본사 전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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