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특수전전단 건물 신축 관련 건설노동자 등 "원청에 돈 떼여"
본부 "기성대금 등 제대로 지급"-원청 "억울해 정부 상대 소송 중"

"임금체불은 살인이다! 발주처는 책임져라!"

7일 오전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 앞에서 건설노동자들과 인력업체 대표, 건설자재업체 대표 등이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국방시설본부가 발주한 특수전전단 특수임무전대통합 본관 신축 현장에서 2년 가까이 일을 했는데, 임금과 장비 대여금 등 13억~14억여 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방시설본부 측은 "원청에 공사 관련 대금을 모두 지급했다"고 했다.

국방시설본부는 해군사관학교 내 '특수전전단 특수임무전대통합 본관 공사'를 지난 2015년 상반기 발주했다. 규모는 지상 4층, 지하 1층, 공사비는 80여억 원이다. 완공 목표는 지난해 12월이었다. 원청은 ㄱ 종합건설이 공개입찰에 참여해 맡았다. 하지만 지난해 자금사정 등으로 ㄱ 종합건설이 도산 직전에 놓이면서 공사는 중단된 상태다. 시설본부는 ㄱ 종합건설과 지난해 12월 계약 해지하고, 조만간 새로 공개입찰을 해서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집회에는 임금과 장비 대여금 등을 받지 못한 18개 업체와 노동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임금체불과 건설장비를 빌려주고도 돈을 받지 못해 300~400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한 인력업체 관계자는 "관급공사인 데다, 더구나 군 시설공사이기 때문에 돈을 이렇게 떼일지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며 "앞으로 군 시설공사와 관련해서도 신뢰를 하고 공사에 임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 앞에서 건설노동자들과 인력업체 대표, 건설자재업체 대표 등이 집회를 하고 있다. /민병욱 기자

또 다른 건설자재 업체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자료를 받지 못했지만, ㄱ 종합건설이 선금지급계획서와 사용내역서를 제대로 기재하고, 이를 국방시설본부가 제대로 살펴보고 챙겼다면 이번 일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국방시설본부를 상대로 정보공개를 신청했으며, 19일께 관련 자료를 받을 계획이다.

원청인 ㄱ 종합건설은 "귀책사유가 시설본부 쪽에 있다. 너무 억울하다"고 반박했다. ㄱ 종합건설 관계자는 "골조공사 등을 ㄴ 종합건설에 하도급 줬는데, 이 업체가 시설본부로부터 공사 비용을 받아놓고도 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며 "ㄴ 종합건설로부터 돈을 받지 못한 이들이 원청인 우리한테 달라고 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현재 정부를 상대로 공사지위확인소송 중에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설본부 관계자는 "우리는 원청에 기성대금 등을 제대로 지급했는데, 원청이 하도급 업체에 자재 비용과 임금 등을 체불한 상황"이라며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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