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생산직 전원 해고될 것", 사측 "매출 감소…고용유지"

마산자유무역지역 외국인투자기업 폐업을 놓고 노사가 갈등하고 있다. 한국태양유전은 오는 31일 일본으로 철수하고, MBO(경영자 인수)를 할 계획이다.

노동자는 석 달째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본사에서 폐쇄방침을 결정했고, 살아남고자 MBO를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갑주 한국태양유전노조(한국노총 소속) 위원장은 사측이 마산사업장 MBO를 하겠다는 것에 반발해 7일 삭발식을 했다. 노조는 "일본자본 100% 투자기업인 한국태양유전이 직장폐쇄로 생산직 전원을 해고하고, MBO로 사유화하려는 시나리오를 진행하고 있다"며 "한국태양유전은 지난 47년간 마산자유무역지역에서 각종 세금 혜택을 받으며 성장해왔으나 앞으로 안정적인 경영이 어렵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철수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회사 재무제표를 근거로 MBO를 시행할 회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2017년 4~12월 매출은 1416억 원, 영업이익은 47억 9000만 원이다. 지난 2016년 4월~2017년 3월까지는 매출 1848억 원, 영업이익 30억 8000만 원"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한국태양유전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2016년 4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영업손실은 163억 원이었다. 이는 퇴직급여와 퇴직위로금 194억 원이 포함된 것이다. 노조 주장은 퇴직위로금을 제외하면 약 30억 원의 흑자가 났다는 것이다.

노조는 "회사 내 보유 현금만 388억 원에 이른다"며 "현 대표 취임 뒤 300여 명을 명예퇴직하도록 했다. 이런 상황에서 6개월 계약 기간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사측은 "2007·2011·2017년 세 차례 구조조정을 거쳐 고정비를 줄였기 때문에 흑자를 내며 버틸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측은 일본 본사가 '2019년 -1.4%, 2020년 -5.2%, 2021년 -7.2%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해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폐쇄 방침을 결정했다'고 했다.

사측은 '고용 유지'가 목표라고 밝혔다. 사측 대표는 "이미 본사에서 폐쇄 방침을 결정했으나 전체 152명에 달하는 사원을 쫓아낼 수도 없다"며 "MBO 추진으로 고용을 그대로 승계하되 임금을 조금 깎아서라도 살아남자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31일 폐쇄 후 새로운 법인 설립을 준비하는 6개월 동안 기존 사원을 계약직으로 전환하되 위로금 형태로 177억 원(95명, 최소 55개월분)을 배정해놓고 있다고 했다.

지난 1972년 문을 연 한국태양유전은 LED TV 인버터, LED 조명·가로등, ESS(에너지저장시스템)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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