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꿈 키우는 창원시립곰두리체육센터 휠체어 컬링팀
창단 11년 강호 자리매김
평창 대표팀 이동하 배출
팀워크로 국가대표 도전장

6일 오전 8시 창원서부스포츠센터 지하 2층 빙상장을 누비는 이들. 한 선수가 딜리버리 스틱으로 스톤을 밀자 나머지 모든 눈빛이 스톤에 꽂힌다. 하우스(둥근 표적)를 향해 천천히 미끄러져 가는 스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빙상장 안을 가득 메우자 긴장감이 감돈다. 스위핑(브룸으로 빙판을 닦는 일) 없이도 이내 정확히 하우스 안에 안착하는 스톤. 그제야 웃음을 띠는 이들은 경남을 넘어 전국 컬링 명문팀으로 거듭난 창원시립곰두리국민체육센터 휠체어 컬링(이하 곰두리 휠체어 컬링팀)팀이다.

이들 시초는 지난 2007년 만들어진 창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 휠체어 컬링팀이다. 2011년 8회 전국장애인동계체전 금메달 획득, 국가대표 발탁 등 승승장구하던 팀은 더욱 체계적인 활동을 위해 2014년 곰두리 휠체어 컬링팀으로 탈바꿈했다.

올해로 5년째를 맞는 팀은 전국 톱3위권 실력을 갖췄다. 김우진 감독·김지수 코치와 정태영·남봉광·이동하·조민경·현길환·양영숙 등 6명의 선수가 만든 역사도 화려하다. 2014년 제11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휠체어 컬링에서 1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15년 2위, 2016년 7위, 2017년 5위 등 상위권 성적을 유지해왔다. 지난해에는 신신제약배 전국휠체어컬링선수권대회 우승을 비롯해 금성침대배 전국휠체어컬링 오픈대회 준우승 등 총 3개 대회에서 우승 1번, 준우승 2번을 일궈냈다.

6일 창원서부스포츠센터 빙상장에서 창원시립곰두리체육센터 소속의 휠체어 컬링팀이 연습에 한창이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선수 개개인 면모도 남다르다. 이들은 수영(정태영·조민경·양영숙), 탁구(현길환), 테니스(이동하) 등 하계 종목을 병행, 뛰어난 운동 신경을 자랑한다. 남봉광은 '2013 장애인체육 우수 꿈나무 신인선수' 프로그램에 선발되는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킵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동하는 포지션별로 선발한 평창 패럴림픽 국가대표팀에 최종 승선하는 영광도 안았다.

비시즌인 현재 곰두리 휠체어 컬링팀은 체력·실전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매주 화·목요일 오전 빙상장에서 실전훈련을 하고, 이론·작전수업, 웨이트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팔꿈치·어깨 부상을 경계하며 감각을 유지하고자 스트레칭에도 힘쓴다.

김지수 코치는 "드로(다른 스톤과 충돌없이 하우스 안에 스톤을 위치시키기 위한 샷)나 테이크아웃(다른 스톤을 밖으로 쳐내는 것) 등 기본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며 "창원대 체육학과 일반 컬링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실전감각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뛰어난 개개인 실력 외에도 곰두리 휠체어 컬링팀 장점은 '팀워크'다. 10년 이상 손발을 맞춰온 선수들이라 그야말로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 여기에 주장이자 스킵인 정태영과 리드 조민경은 부부로, 팀 결속력을 키우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김우진 감독은 이러한 화합이 좋은 성적의 비결이라 말한다.

김 감독은 "휠체어 컬링 특성상 스위핑은 없지만 한 선수가 투구할 때 휠체어를 잡아주고 좋은 자세를 말해주는 등 팀워크가 상당히 중요하다"며 "창원시체육회와 경남도장애인체육회·컬링협회 지원을 바탕으로 모든 팀원이 하나 돼 운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어려움도 있다. 전용훈련장이 없다 보니 '좋은 빙질에서 얻을 수 있는 감각과 경험'이 부족하다. 경기·인천·서울 등은 전용 컬링장에서 상주하며 훈련하고 있어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팀은 이천훈련원 컬링장, 경북컬링훈련원으로 전지훈련을 떠나기도 하지만 그 비용이 만만찮다.

현길환 선수는 "아직 도내 실업팀이 없다는 점도 아쉽다"며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하며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그에 걸맞은 또 다른 도약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곰두리 휠체어 컬링팀은 매 경기·연습을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한다. 김지수 코치는 "태극마크를 달고 컬링장을 누빌 팀 모습을 기대해 달라"며 "열정을 품고 꾸준히 함께할 모든 이에게 곰두리 휠체어 컬링팀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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