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견내량 일대에 엄청난 규모의 해양쓰레기가 있다는 주장이 지역 환경단체에서 나옴으로써 정부와 경남도, 통영시의 해양쓰레기 대책이 도마에 올랐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최근 해양쓰레기 조사 기업과 함께 견내량과 방화도 사이 해저와 해안에 막대한 양의 해양쓰레기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몇천 자루 규모의 쓰레기와 폐그물망 100개 이상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그나마 확인되지 못한 곳이나 이동하는 부유쓰레기까지 감안하면 실제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이다. 견내량 일대가 해양쓰레기 집하장처럼 된 것은 방화도가 생활 거주지 가까이 있고 계절풍의 영향으로 다른 지역에서 해양쓰레기가 밀려와 수십 년간 누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견내량은 임진왜란 당시 한산대첩이 일어난 곳이며 지금은 돌미역 산지로도 유명하다. 또 견내량 일대의 잘피밭은 람사르습지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역사적, 생태적, 산업적 측면에서 해양쓰레기 발생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지역이다. 비단 견내량 아니라도 경남 해안 일대는 해양쓰레기와 씨름을 하는 곳이다. 해양수산부가 운영하는 해양쓰레기통합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남 해안에서 수거된 쓰레기는 1만 7873톤에 달해 전남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2008년 경남에서 수거된 해양쓰레기가 2926톤이니 10여 년 동안 7배 이상 늘어났다.

바다 쓰레기가 늘면서 정부는 2010년부터 4년 단위로 해양쓰레기 관리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는 제2차 해양쓰레기 관리계획 기간으로서 정부는 해양오염원의 통합적 관리체제 정착을 공언했다. 그러나 견내량 실태만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며 관리의 사각지대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해양쓰레기는 육상 쓰레기를 치우는 것보다 5.7배 더 힘이 든다는 것이 정부의 말이다. 당국이 쓰레기 무단 투기를 적발하고 수시로 수거하는 것보다 폐기를 막는 것이 근본적인 대응이다. 정부는 2차 관리계획 수립 당시 진단한 어구관리시스템 구축률 12.6%를 크게 높이는 데 집중하고, 경남도·통영시와 함께 견내량 일대 해양쓰레기를 치우고 축적 원인과 실태를 조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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