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종목에도 중계 순위 밀리는 축구
변방 경남FC 홍보로 팬 확산효과 거둬

K리그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5일 오전 재밌는 글이 올라왔다.

"말랑컹이 다했다, 다했어 앗! 그리고 고마워요, '에펨한국'의 킹종부"라는 글과 경남 선수들이 손에 '킹종부'라는 이름이 새겨진 손팻말을 들고 있는 합성 사진.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게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려웠겠지만 국내 최대를 다투는 축구 갤러리 '에펨네이션(이하 펨네)'과 '에펨코리아(이하 펨코)'를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킹종부'의 위력을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킹종부 그는 지난해부터 말컹에 대한 다양한 글을 올리다가, 지난겨울 이적시장부터 본격적으로 경남FC에 대한 글을 게재했다. 한 가지 특징은 모든 글이 '기승전 경남 강등'일 정도로 경남 강등을 정말 원하는 것처럼 글을 썼다. 그가 올린 자료나 글을 보면 경남이 어쩌면 상위스플릿까지 진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만했지만, 결론은 언제나 '경남 강등'이었다. 펨네와 펨코 갤러들은 킹종부가 '어그로(도발을 뜻하는 게임 용어)'를 끌었고, '역레발'(거꾸로 '역'+설레발. 비하하고 부정함으로써 오히려 더 알리고 호응을 얻으려는 행위)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막일이 다가오면서 '킹종부 역레발에 낚여 직관(경기장에 직접 관람) 간다'는 글이 두 사이트에 올라오고, '국내 축구 재미없어 안 봤는데 킹종부 믿고 한번 가보겠다'는 글까지 올라오면서 '킹종부 효과'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사실 어쩌면 그는 '관종'(관심종자. 다른 사람이 싫어하는 짓을 해서라도 관심을 끌려고 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파급 효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상주상무와 홈 개막전이 열린 4일, 킹종부 효과로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이 몇명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9000여 명 입장객, 그중 5000여 명의 유료관중 중에는 킹종부 효과로 창원축구센터를 찾은 사람도 있었다.

대한프로축구연맹이 보통사람들에게는 낯선 BJ 감스트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감스트는 아프리카TV에서 축구 전문 방송인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K리그 경기는 야구는 물론이고 배구에도 방송 중계 우선순위에서 밀릴 정도로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는 데 스타와 이야기는 매우 유효한 수단이다.

감스트나 킹종부, 이렇게 K리그 주변에서 스타가 탄생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확산시킨다면 결국 K리그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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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종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관심과 고무·찬양은 활동력을 배가시킬 터이고, 경남FC 팬층은 물론 K리그 흥행에도 도움이 될 터이다.

10일 제주와 홈경기 때 장내아나운서가 "킹종부님 고맙습니다" 힘차게 한번 외쳐주면? 크지는 않더라도 감사하는 뜻을 담은 펼침막이라도 하나 걸어주면?

개인적으로 킹종부가 계속 어그로 역레발로 활개쳤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경남은 무패행진을 이어가야 한다. 그건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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