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예술학교 첫 입교식, 고3 일반고 출신 73명 선발
실기 위주 맞춤형 심화 교육

창원시 마산회원구 옛 구암중학교 본관 건물 3·4층에 있는 창원예술학교가 6일 입교식을 열고 새 출발을 알렸다. 창원예술학교는 예술 관련 사교육을 공교육으로 끌어들인 첫 사례다. 하지만 "학교 공부와 실기 연습을 병행해야 하는 부담을 덜었다"는 기대와 함께 "정말 사교육을 끊어도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창원예술학교는 예술(음악·미술) 분야에 소질·적성이 있는 일반고 학생들이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중점 과정을 설치하고 심화교육을 제공하는 위탁학교다.

입교한 학생 73명은 일반고 3학년 진급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사전 면접을 거쳐 최종 뽑혔다. 이들은 음악 2개 반, 미술 1개 반으로 나눠 1년간 예술심화 교육을 받는다. 일반고교에서 2학년 과정을 마친 학생들 원적 학교는 창원에 많지만 김해·양산·함안지역도 있다.

창원예술학교 입교식이 6일 오전 창원시 마산회원구 구암동 옛 구암중학교에서 열렸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박정희 창원예술학교장, 입교생 등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국어·영어·사회 등 기초교과를 주 14시간 수업하고 예술 심화 교과 주 16시간, 창의적 체험시간 주 4시간이 운영된다. 창원예술학교는 미술실기실 3곳, 합주 밴드실 3곳, 개인연습실 22곳, 뮤지컬실, 작곡실, 건반실기실, 애니메이션실 등을 갖춰 지난 5일 수업을 시작했다. 교직원은 박정희 교장을 포함해 15명이다. 학교는 전공 분야를 세분화해 미술 4명(애니메이션·디자인·회화 등), 음악 8명(보컬·힙합·드럼·작곡 등) 강사를 추가로 배정할 계획이다.

학교에서 창원예술학교 정보를 얻었다는 한 학생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시간을 줄이고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 학교생활이 즐거울 것 같다"며 "창원예술학교가 개교하지 않았다면 유학을 선택하려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경남에 하나뿐인 경남예술고 입학이 어렵고, 준비기간이 짧아 일반고에 가게 됐다"며 "1년 집중 과정이 대학 진학에 오히려 유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걱정이 앞선 표정이었다. 정말 사교육을 시키지 않아도 자녀가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지 질문을 쏟아냈다. 입교식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아이가 애니메이션을 진로로 선택해 사교육 부담이 상당했다. 일반고 정규수업 부담 때문에 창원예술학교를 선택했지만 학원은 계속 보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 역시 학원에서 밤 11시까지 지도받는 예술 진학 학생들과 경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물었다.

이에 학교 측은 "일부 공사 중이지만 학생들 실습 시설만큼은 최고 수준으로 완비했다. 학원이든 학교든 결국 개인의 연습량이 실력을 좌우한다"며 저녁 9시까지 학교를 개방해 당직 교사를 통해 안전을 담보하겠다고 답했다.

박종훈 교육감도 "입시 전문 강사를 섭외해 수업 시간과 방과 후 활동을 하고, 저녁 개인 연습을 통해 심화 교육은 충분할 것"이라며 "자녀들이 예술을 하면서 생각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게 학부모들이 믿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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