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법
운동 부족이 걱정되는 딸에게 검도를 권했어.
흥미를 느끼는 듯해 다행이다 싶어.
하루는 선배 언니에게 비기를 전수받았다더군.
지역대회 우승 경력도 있는 고수라네.
"먼저 움직이면 안 된다던데.
가만히 기다리고 있다가 상대가 공격하면
그 공격에 맞춰 역으로 공격하면 된대."
그러니까 그게 말처럼 쉬울 리가 없잖아.
그래도 말하는 거 보니 그 언니가 고수인 것은 분명해.
"참! 아빠가 전에 얘기한 것처럼 '머리' 외치고 허리 때리면 점수 안 준다던데."
내가 그랬었나? 내용을 보니 내 생각이 분명해서 부끄러웠어.
어쨌든 강한 아이가 됐으면 좋겠네.
2. 허세
도복 입고 죽도 휘두르는 모습이 자기가 봐도 괜찮나 봐
같은 반 친구에게 얘기했다더군.
친구가 멋지다고 했다나?
이제 고작 기본 스텝을 배우는 중인데 말이야.
"멋지게 보이려고 검도 배우는 게 아닌데."
이런 심성과 태도는 제 엄마를 닮은 것 같아.
하지만, 이런 태도에 아빠는 동의하지 않아.
"예지, 그래도 이왕 하는 거 멋있게 보이는 게 더 좋지 않아?"
"당연하지."
이런 반응과 태도가 제 아빠를 닮았다고 할 수 있지.
이승환 기자
hwan@idomin.com
2023년 3월부터 시민사회부 1호기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