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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드림스타]김혜민 영운중학교 학생

한계를 뛰어 넘는 힘으로 꿈을 들어올리다

이혜영 기자 lhy@idomin.com 입력 : 2018-03-06 14:16:52 화     노출 : 2018-03-06 14:22:00 화

많은 이들이 '역도' 하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장미란 선수의 강한 아름다움이 먼저 떠올린다. 우람할 것이란 외모에 대한 선입견도 있다. 김해 영운중학교 역도 연습실에서 만난 김혜민(15) 양은 부드러운 얼굴선과 다부져 보이지만 다소 마른 듯한 체격으로 첫인상은 이러한 예상을 빗나갔다. 인터뷰 내내 짓는 수줍은 미소는 폭발적인 힘을 가늠할 수 없게 했다. 인터뷰 이후 혜민 양은 월등한 기록으로 제47회 전국소년체육대회(5월 26~29일) 경남 대표 선수로 선발됐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잘해서 엄마 호강시켜 줄 거에요"라며 '헤헤' 웃음소리를 내는 혜민 양에게 역도란 단순히 무게를 이기는 짜릿함이 아니었다. 한계를 극복하면서 성장하고 또 희망하는 '꿈'이었다.

흥미와 재능의 만남

혜민 양이 역도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우연이자 동시에 필연일지도 모른다. 3년 전인 2015년 12월, 오빠가 속한 역도 모임 송년회에 참석한 것이 기회가 됐다. 혜민 양 오빠인 김유빈(16) 군 역시 경남 역도선수 유망주로 올해 영운중학교를 졸업하고 영운고등학교에 입학한다.

오빠가 역도 운동을 한다는 것을 알고, 대회에서 수차례 메달을 획득하는 것을 보면서 혜민 양에게 쇠의 차가움, 크기·무게에서 오는 압박감은 덜했다. 송년회에서 혜민 양을 가볍게 테스트해 본 조혜정 코치(영운중 역도 지도자)는 15kg가 아닌 18kg을 한 번에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보고 운동을 권했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혜민 양도 바벨을 잡는 순간 '재밌고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흥미와 재능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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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벨을 들어올리고 있는 김해 영운중학교 김혜민 학생. /김구연 기자

이후 곧 돌아온 4월에 혜민 양은 '경남초중학생종합체육대회'라는 첫 출전에서 인상 1위, 용상 1위, 합계 1위를 기록했다. 인상은 바벨을 지면으로부터 두 팔을 곧장 뻗은 상태까지 들어 올리며 무릎을 곧게 뻗어 일어나는 경기(1번의 연속 동작)이고, 용상은 바벨을 일단 가슴 위로 올렸다가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경기(2개 동작)를 말한다. 인상과 용상 무게 합계가 기록이 된다. 혜민 양은 "첫 출전 경기에 선수가 많지 않아 1위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지만 이후 전국여자역도선수권대회, 한국중고역도연맹회장기 2학년대회, 전국중등부역도경기대회 등에서 줄곧 합계 1위로 기록(kg)을 늘려나갔다.

첫 운동을 시작할 때 혜민 양 몸무게는 50kg으로 또래보다 통통한 편이었다. 식욕이 왕성한 한때는 58kg급으로 출전하기도 했다. 골격이 자리를 잡으면서 현재는 48kg급이다. 조 코치는 혜민 양에 기대를 품고 있다.

"여자 역도선수는 무리하게 체중을 늘리지 않습니다. 혜민이는 어깨와 허벅지 등 체격적으로도 안정감이 있고 습득력이 월등해요. 운동도 이해해야 몸으로 나타납니다. 흥미를 느끼다 보니 욕심도 있고 이해가 빠릅니다."

역도는 체력적으로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학교 측은 이 부분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역도 연습실로 오면 기본 운동 후 저녁을 같이 먹고 일주일에 4번 야간 경기연습을 합니다. 수요일은 외식하는 날이자 목욕탕 가는 날로 정해 반복되는 생활 속에 재미를 주고자 다양한 프로그램을 짜고 있어요. 혜민이 성격이 활발해 선수들과 생활에서 즐거움을 느껴 더 열심히 연습을 잘하고 있습니다."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는 속 깊은 딸

역도는 1분의 싸움이다. 인성 3번, 용상 3번의 기회가 있지만 매 경기 1분 안에 그 무게를 이겨내야 한다. 심호흡을 하고 좋은 생각으로 매 경기에서 이겨내고 있지만 혜민 양에게도 슬럼프가 찾아왔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기록이 늘지 않으니 불안과 긴장의 연속이었다. 때때로 엄습하는 근육통은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프다.

혜민 양 어머니는 딸이 체력적으로 힘든 걸 알기에 집에서는 어떻게든 편히 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연습에 지쳐서 집에 들어오는 딸이 안쓰러워 씻겨주기도 하고 부지런히 마사지를 해주지만 근육통을 호소할 때면 마음이 아릴 수밖에 없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남매가 역도 선수로 활동하다 보니 체력 유지를 위한 건강식을 매번 챙겨 먹이는 것이 부담스럽다. 어머니는 투정 한번 부리지 않는 혜민 양에게 격려와 지지를 아끼지 않는다. 혜민 양도 엄마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다.

혜민 양 어머니는 "한번은 혜민이가 집에 들어와 안겨서는 눈물을 뚝뚝 흘리기에 왜 그러냐고 했더니 잠깐만 이렇게 있자고 했다. 이내 오히려 걱정하지 말라고 열심히 하겠다고 나를 위로해줬다. 늘 엄마인 내가 하소연하고 혜민이는 묵묵히 잘 들어주는 딸"이라며 대견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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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민 영운중학교 학생. / 김구연 기자

조 코치가 아쉬워하는 부분도 혜민 양이 실전에서 연습만큼의 실력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아직 경험이 부족해 자연스럽게 극복되지만 본인이나 지켜보는 사람이나 속상한 마음은 감출 수 없다.

제47회 전국소년체육대회 경남 2차 선발전에서 혜민 양은 어느 정도 극복한 모습을 보였다. 1차 선발전에서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2월 2차 선발전에서도 연습 기록보다 나은 실력으로 최종 선발된 것이다. 코치는 이번 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이 가능한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혜민 양은 "단기 목표는 오는 5월 대회에서 내 기록을 또 깨는 것이다. 상체보다 하체가 더 좋다는 평을 들어 용상이 더 유리하지만 인상에서 69kg 기록을 넘어서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혜민 양의 꿈은 '엄마 호강시켜주는 것'이다. 그래서 혜민 양은 장기적으로 역도 실업팀에서 활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역도는 1분 안에 제 한계를 넘어야 하는 오롯이 저 자신과의 싸움이에요. 힘들지만 응원해주는 가족과 친구들 같은 좋은 생각을 하면 힘이 생겨요."

혜민 양의 밝은 에너지가 폭발적인 힘, 힘을 유지하는 능력의 원천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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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혜영 기자
  • 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055-278-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