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드럼세탁기 핵심기술 설계도면을 중국 업체에 유출하고 생산설비까지 구축해 준 혐의로 기업체 전 연구소장 등 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국가정보원과 공조해 이들을 검거했다.

경남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ㄱ 사 중국현지법인 연구소장 ㄴ(57)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이들과 함께 기술유출을 도운 3명을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ㄴ 씨는 지난 2015년 1월께 드럼세탁기 고효율(초정밀제어) 인버터 DD모터를 제조·생산하는 ㄱ 사 연구소장으로 재직하던 중 개발·생산한 기종(100여 종 300여 모델) 설계도면과 제조 관련 핵심 기술 자료를 담은 노트북을 들고 중국 업체로 이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중국 업체로부터 연봉 1억 6000만 원과 항공권, 주택, 차량 제공 등 인센티브를 제의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ㄴ 씨와 같은 업체 생산기술부 연구원으로 근무한 ㄹ(39) 씨는 2015년 2월께 퇴사하면서 생산설비 설계도면과 검사자료 등 파일 5918개를 몰래 가지고 나가 광주광역시에 자동화 설비 제작 업체를 설립했다. 이후 ㄴ 씨로부터 3억 원을 받고 중국 현지사업장에 ㄱ 사와 똑같은 모터 생산을 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던 3명도 생산설비 설계도면과 모든 공정을 관리할 수 있는 작업지도서 파일 등을 빼돌려 ㄴ·ㄹ 씨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제범죄수사대 관계자는 "대부분 산업기술 국외유출이 더 나은 연봉과 인센티브라는 개인의 작은 이익을 좇으면서 발생한다"며 "산업기술 유출을 막으려면 기업의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우리 사회 구성원 전체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시에 있는 ㄱ 사는 지난 2003년부터 자체 개발한 고효율 세탁기 모터를 생산해 국내외 세탁기 제작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ㄱ 사는 이번 기술유출로 영업 손실 64억 원이 발생했으며, 연간 200억 원 이상 추가 매출 손실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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