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수업으로 배우는 것
중·고교부터 정규과정 시작…정보 부족 탓 '사교육 열풍'
교육청 "소프트웨어 수업 중 일부, 학원 안 다녀도 된다"

새 학년부터 컴퓨터 소프트웨어(SW) 구성 원리와 제작 기능을 배우는 '코딩(coding)'을 학교에서 배운다. 하지만 코딩이 무엇인지, 수업 내용은 어떻게 구성되는지 정보가 없어 학생과 학부모는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이 틈을 사교육 시장이 파고들고 있다.

◇"코딩은 부수적인 내용일 뿐" =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이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라고 주장한 코딩 수업이 올해부터 시행된다. 코딩은 컴퓨터에 작업 명령을 내릴 때 기계어로 코드를 짜는 작업을 말한다.

외국인과 대화할 때 영어를 사용하듯 컴퓨터도 기계어를 사용해야 하는데 코딩 프로그램 언어는 활용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2015년 교육과정에 따라 올해부터 중학교(1~3학년 동안 총 34시간 이상)와 고등학교(선택 교과)에서 컴퓨터 SW 수업이 시작된다. 내년부터는 초등학교 5·6학년 정규수업 총 17시간 이상이 배정된다.

소프트웨어 수업 중 일부가 코딩이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코딩이 소프트웨어 수업 전체로 해석되고 있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2015년 교육과정 어디에도 코딩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코딩은 엑셀, 파워포인트 활용 등 테크닉을 배우는 것이다. 전 학생을 프로그래머로 만들 필요는 없지 않느냐?"라며 학원가 코딩 열풍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교육부가 하고자 하는 소프트웨어 교육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꼭 필요한 컴퓨테이셔널 싱킹(Computational Thinking·컴퓨팅 사고력)을 함양하는 것이다. 인간보다 뛰어난 역량을 발휘한다는 인공지능 컴퓨터는 어떻게 사고하는지 학습해 실생활에서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수업은 컴퓨터 없이 신체활동으로 게임을 통해 컴퓨터의 절차적·선택적·반복적 사고를 함양하는 언플러그드(Unplugged·컴퓨터 없이 컴퓨터 과학적 사고를 향상시킬 수 있는 학습 활동)와 코딩 등 EPL(Educational Programming Languages·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 수업, 교구를 통해 실생활에 적용하는 피지컬 컴퓨팅(Physical Computing·컴퓨터로 외부 기자재를 제어) 수업으로 나뉜다.

초등학교는 놀이와 신체활동 위주로 컴퓨팅 사고를 신장하는 데 초점을 맞춰 정규과정 17시간 외 모든 수업시간에 활용된다. 중학교는 문제해결 능력을 중심으로 EPL, 피지컬 컴퓨팅 수업이 강화되고, 고등학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더욱 세분화된다. 경남지역에서는 264개 중학교 중 89개 학교가 올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한다.

◇학원·방과 후 수업, 코딩 인기 = 소프트웨어 수업에 대한 정보 부족은 학부모들의 불안을 키웠고, '우리 아이가 뒤처지면 안 된다'는 선행학습 욕심까지 더해져 이미 학원에서는 코딩 수업이 인기다. 학교 방과후 수업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창원 상남동과 북면 등 신도시 지역 컴퓨터 학원은 코딩을 앞세워 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김해 한 컴퓨터 학원은 개학 전인 지난달 코딩 설명회를 열었다. 방과후 컴퓨터교실 홍보 자료에도 코딩을 전면에 내세워 1학년부터 6학년을 대상으로 기초반·자격증반을 운영한다고 적혀 있다.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엄마들이 교육 정보를 주고받는 단체 메시지 방에서 코딩을 여러 번 얘기했고, 9명 중 5명 부모가 1학년 때부터 컴퓨터 학원이나 방과후 수업에 보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교육청은 학교에서 지도하는 소프트웨어 수업은 문제해결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굳이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컴퓨터활용능력 시험과 같이 단기적으로 성과를 드러내기에 안성맞춤이 코딩으로 사교육에서 이를 강조하고 있다"며 "2015년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것은 6대 핵심 역량 강화로 컴퓨팅 사고 신장이다. 이는 학원을 1년 동안 다닌다고 될 것도 아니며 체계적으로 꾸준히 키워나가야 할 부분"이라며 공교육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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